“가격은 내려가도 거래는 안 되고, 수도권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는 광교신도시는 고분양가 논란으로 뜨겁고, 수원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업은 모두 개통시기가 미뤄지거나 중단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간 지속하고 있습니다.”
중개업자들에겐 바로 이런 것이 ‘죽을 맛’이란다. 수원지역 부동산 중개업 및 정보업계에 수원지역 부동산 시장의 상반기를 진단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한결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업계 전문가들의 수원지역 상반기 주요 부동산 시장의 주요 이슈를 진단하고, 하반기 전망을 다뤄 본다.
● 수원 아파트값 5년 만에 처음으로 떨어져
전통적으로 선호지역인 수원의 아파트 값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올해 9월 광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인근 주변지역은 올 초부터 아파트값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우만동과 조원동 일대는 최고 5%에 육박할 정도로 하락 폭이 컸다.
이는 닥터아파트가 올해 초(1월 4일)부터 현재(5월 16일)까지 수원, 용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수원은 평균 0.36% 하락했고, 광교신도시와 바로 인접한 조원동(4.70%), 우만동(4.49%)은 하락폭이 컸다. 특히 수원시는 2002년 7.80%에서 지난해 1.06%로 주춤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집값이 떨어졌다.
우만동 월드메르디앙 228㎡ 시세는 올 들어 9천500만원 하락한 9억500만원, 조원동 한일타운 165㎡는 5천만원 하락한 5억4천만원이다. 영통동은 황골마을 한국 82㎡ 최상층이 시세보다 1천여만원 저렴한 1억7천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2년 이후 줄곧 상승곡선을 이어오던 수원지역의 부동산 시세가 이처럼 바닥을 치는 데는 광교신도시 분양과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 단지 입주가 맞물리면서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미분양 아파트 적체가 주변 공급과잉을 불러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3월 말 현재 수원지역에 주인 없는 아파트만 3천100여세대에 이른다. 팔달구 M부동산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보면 공급과잉이 아닌 광교신도시 대기 수요자들이 청약을 아끼는데다,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MB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및 개발 정책이 붐을 이룰 것이라 기대했지만, 약속했던 정책조차 미뤄지거나 사실상 실행이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급격히 냉랭해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주요 감세 정책으로 꼽는 취·등록세 완화가 잠정 보류되거나 지분형 분양주택은 용도 폐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스포트라이트 ‘광교 분양’, 주변시세보다 오히려 비싸(?)
2기 신도시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광교신도시. 오는 9월 첫 분양을 앞두고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시행사인 경기도사공사가 원자재 값 폭등으로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애초 발표했던 분양가의 15~20% 정도 높게 분양가를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기도시공사와 경기도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85㎡ 이하 중소형은 3.3㎡당 900만원대, 85㎡ 초과 중대형은 1천200만원대를 약속했었다.
첫 분양에 나서는 울트라건설(A-21블록)은 113~149㎡ 1천188세대를 1천300만원대 후반으로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당 택지비 571만~620만원과 기본형 건축비 441만원, 금융비용 및 가산비용을 포함하면 3.3㎡당 1천300만원 중후반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최근 국토부가 철근, 레미콘, PHC파일, 동관 등 4개 주요 자잿값이 3개월간 15% 이상 오르거나 하락할 때 기본형 건축비를 조정하는 내용의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특정 건설 자재 가격이 공사 계약 후 15% 이상 오를 경우 정부 및 지자체가 발주한 공공공사의 공사비를 올려주는 내용의 ‘단품 슬라이딩(물가연동)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기본형 건축비의 추가 인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파트 값이 내려간 영통지구의 아파트 평균 시세는 중대형이 3.3㎡당 1천100만~1천240만원임을 고려하면 오히려 광교신도시의 분양가가 200만~300만원 비싼 셈이다. 주변시세의 80% 수준에서 공급하겠다던 약속은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년 새 무려 15% 이상 분양가가 오른 데 대한 비판과 함께 책임론이 대두 되고 있다.
영통구 S부동산 관계자는 “애초 분양가 발표 때부터 1천200만원대는 어렵다고 내다봤다”면서 “이제 와서 분양가를 대폭 올린다면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도와 도시공사가 지고, 개발이익을 낮추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 철도 등 교통망 구축 미뤄져 투자가치도 ‘주춤’
경기도의 핵심 수부 도시인 수원이 예산 규모는 물론 공시지가 등에서도 성남시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국토부의 공시지가 발표에 따르면 수원시의 지가 평균가격은 ㎡당 57만3천126원(10만884필지)으로 수원 남부 50만 이상 4대 도시 지가평균보다 낮았다. 부천시가 82만7천589원(6만5천161필지)으로 가장 높았고, 성남 70만296원(8만5천942필지), 안양 69만6천992원(3만7천717필지)으로 수원보다 높았다.
도내에서 수십 년째 최고 땅값을 자랑하던 남문 팔달로 3가 24-5번지(크라운베이커리 남문점 ㎡당 1천280만원)도 성남 분당구 서현동 234-5번지 서현역 인근 광림프라자(㎡당 1천300만원)에 밀렸다.
특히 향후 땅값의 변화추이를 예측할 수 있는 공시지가 상승률도 성남(11.8%), 안양(11.3%), 부천(10.1%)에 못 미치는 9.8%로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오리~수원 간 분당선 연장구간 개통시기가 5년 정도 늦어진데다, 정자~호매실 신분당선 연장구간 일괄착공이 무산되면서 투자가치가 다소 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권선동 K공인 대표는 “수도권 지역은 서울 최중심부와의 거리, 교통망 등의 기본 인프라 구축 등이 지가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광교 개발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에 비해 큰 호재로 작용할 만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냥 ‘주춤’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도 있다. 여전히 광교신도시는 구매력이 뛰어난 ‘신상’이며, 호매실 역시 개발이 본격화되면 중소형 위주의 투자처로 손색없다는 판단이다. 또 광역철도 교통망도 예산확보로 앞당길 여지가 남아 있고, 수원 구도심 25곳의 재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한 관계자는 “수원산업단지 조성과 삼성전자 재배치, 광교신도시 입주 등이 완료되는 2012년이면 수원이 남부권의 중심도시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반기 아파트값이 떨어진 뒤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쌀 때 중대형으로 갈아타거나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