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세금을 최초로 부과하기 시작한 것은 1796년 영국에서였다.
수많은 유기견들이 돌아다니던 18세기 영국은 광견병이 유행하고 길거리에 널려있는 분변과 일반인 공격 등 개가 야기하는 사회 문제가 심각했다.
더불어 이에 대한 논쟁도 첨예했다. 결국 개가 야기하는 각종 문제를 어떻게 해서든 억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고, '애완견 세금(Dog tax)'이 탄생했다.
물론 유기견으로 인한 광견병 예방 차원도 있었다. 그리고 당시 초기에는 애완용으로 키우는 경우에 한해서만 특별사치세(개세금)가 부과됐다.
이후 애완견세는 유럽 각국에서 도입돼 유럽 대다수의 나라에서 징수했다.
그러다보니 조세저항이 심했다. 결국 1990년대를 전후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개세금이 폐지됐다.
그렇다고 완전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이크로칩'의 개발로 2000년대 이후 애완동물 세금의 신설 혹은 부활이 여러나라에서 추진돼서다.
그 결과 현재 프랑스, 영국 정도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주요 선진국에서 애완동물 보유세를 징수 중이다.
그리고 국세가 아닌 지방세로 걷고 있다. 더욱 특이한 것은 유럽에서는 주로 개에게만 세금을 부과하고, 고양이를 포함한 나머지 동물에게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개와 고양이 모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곳이 많으나 일반적으로 고양이보다 개에게 훨씬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이들 나라의 세금을 걷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가 첫째다. 두번째는 무분별한 사육자 부적격자로부터 동물의 권리 보장이다.
또 유기견 방치와 동물학대 방지, 애완견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파괴 방지, 개물림 사고 치료비 지원, 소음으로 인한 분쟁 및 민원 처리비 사용, 저출산 방지 등등 이유도 다양하다.
그 중 각국마다 유독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출산과 경제활성화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최소화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혼인과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이 많고 이 또한 경제 위축을 불러오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세금 부과 국가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매우 중요시 여김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정은 어떠한가.
2020년 1월,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애완동물 보유세 도입' 검토를 위한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유기동물 증가 등 애완동물과 관련한 사회적 비용이 늘고 있어 해당 가구가 이를 부담토록 한다는 게 취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통해 2022년부터 애완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 동물복지 기금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세부 추진 내역도 공개했다.
매년 유기동물 수가 늘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만큼 세금을 걷어 지자체 동물보호센터, 전문기관 등의 설치ㆍ운영비로 활용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아울러 애완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을 통해 거둬들인 돈으로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센터와 전문기관 설치·운영비로 활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해마다 버려지는 유기동물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애완동물을 보유한 가구가 일정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시도라 볼 수 있다. 하지만 2년째 국회 논의가 표류중이다.
경제학에는 ‘외부효과’라는 개념이 있다. 누군가의 경제활동이 제3자에게 편익이나 비용을 제공하거나 초래하지만, 그에 대해 대가가 지불되지 않는 경우다.
아름다운 음악처럼 편익을 주면 ‘외부경제’, 소음공해 비용을 초래하면 ‘외부 불경제’로 분류한다.
외부효과에 대응하는 대표 방법은 세금이다. 외부경제 행위는 세제 혜택으로 장려하고, 외부 불경제 성격이 짙은 행위에는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억제하는 게 경제학의 기초 이론이다.
애완동물을 친자식처럼 대하는 사람들은 인정하기 어렵지만, 제3자에게 반려동물은 외부 불경제 성격이 분명하다.
더군다나 애완동물을 돌보느라 자신의 삶이 무너지면 애완동물 키우는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전면 과세가 힘들다면 우선 젊은 독신남녀의 반려동물부터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에 귀 기울여 봄도 타당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