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영 수원현미경(137)] 권선구청 개청과 청사건립에 얽힌 이야기[하] (전 권선구청장 권인택 편)
1993년 수원시 인구가 71만 명을 넘어서자 장안구, 권선구 개청(1988년 7월 1일)에 이어 팔달구가 신설됐다. 장안구와 권선구를 분할 개편한 것이다. 이어 2003년에 수원시 인구가 104만 명을 넘어서자 3개구를 재편하여 영통구를 신설했다.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면서 권선구청사가 팔달구 관할구역에 속하게 됐다.
당시 수원시는 동수원 지역에 수원시청과 팔달구청, 영통구청이 위치한 상태였는데, 권선구청사 예정지 또한 권선동 농수산물도매시장 맞은편에 6000여 평이 이미 확보된 상태였다.
민선3기에 당선된 김용서 시장은 지역 안배와 균형발전을 고려해 서수원 지역에 권선구청 건립을 추진했다.
2005년 권선구 탑동에 권선행정타운을 조성하여 권선구청사를 건립하는 계획이 수립된다. 이때 권인택 구청장은 부지가 협소하다며 1만평의 부지를 조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 수원시는 전체적인 균형 등을 고려해 청사 부지를 8000평으로 하고, 구청사 주변에 녹지공간 2000평을 별도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권선구청사는 향후 구민회관을 건립할 수 있는 부지까지 확보하게 됐다.
청사를 건립하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예산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수원시 예산 실무부서에서는 구청신축 공사비를 55억원에 맞출 것을 요구했다. 수차에 걸친 대책회의 등을 거쳐 줄다리 끝에 10억원을 추가, 65억원을 확보했다. 권 구청장은 가장 효율적이며 제대로 된 청사를 짓겠다는 신념으로 청사를 새로이 마련한 11개소(강릉, 부천 등)를 방문해 장단점을 비교하며 치밀한 계획을 수립했다. 이 때 장안구청사 건립사례를 참고했다. 장안구청은 1만평의 대지에 구청사와 구민회관, 보건소를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철근콘크리트로 7층 청사를 지었다. 이에 비해 권선구청사는 추가 예산까지 합하여 65억원으로 3층 청사를 계획했다.
문제는 조경사업이었다. 장안구청은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축했는데, 권선구청은 조경면적이 장안구청보다 40%가 더 넓음에도 9억원이 배정되어 제대로 조경을 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궁하면 통한다'고 관내 재개발사업지구에 있는 수목과 아파트 단지 내 밀식된 조경수를 기증받는 방법으로 조경수를 확보했다. 각 동별로 동을 상징하는 나무심기 운동을 벌였다. 이에 더해 헌수·기증 운동을 전개하여 관내 유관기관과 유지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조경수를 기증 받았지만 이식예산이 부족했다. 시청 각 부서에 요청해 10억원을 확보했다. 그래서 권선구청사 건립에는 총 8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12개 동에서 기증한 수목은 ‘동민의 나무’라는 명칭을 부여해 4계절을 상징하는 소 공연장을 조성했다. 공연장은 월례조회와 주민들의 공연행사, 어린이들의 나들이 장소로 활용됐다.
벤치마킹을 통해 개선된 사례도 있다. 청사 내 냄새를 방지하기 위해 식당을 3층에 배치했고, 여성 복지를 위해 설치한 휴게실과 수유실은 전국 최초의 시설이었다. 사무실의 폭을 6m에서 8m로 확대함에 따라 청사이용의 효율성을 높였다. 각 과의 탕비실에 수도를 설치해 여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해소시켰다. 사무실 부족에 대비해 3층 옥상에 테라스를 두어 향후 증축을 대비했다.
청사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동절기 공사가 진행되어야 했다. 원활히 진행되도록 건물외벽에 비닐을 둘러치고 일명 제트난로를 3대씩 가동해 공사기간을 단축했다.
개청일이 임박해지면서 방대한 이삿짐을 옮기는 일이 시급해짐에 따라 이사비 예산 7000만원을 부서별로 나눠줘 각 부서별로 대한통운과 계약을 체결토록해 추진 절차를 간소화했다.
또 아스콘이 굳지 않은 상태에서 이삿짐을 날라야 했으므로 공사차량과 이삿짐차량의 진입시간을 정해 작업을 추진, 계획 일정대로 성공적인 입주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권선구청 건립에 따른 일화가 있다. 권선구청 정문 앞 상징표석을 설치함에 있어 2000만원 밖에 없는 예산으로는 제대로 된 표석을 구입할 수 없었다. 수소문 끝에 충남 보령지역에 홍수로 떠내려온 자연석을 소유주와 수차에 걸친 협상 끝에 예산범위 내에서 상징표석을 설치할 수 있었다.
또다른 이야기는 준공행사 기념식수를 마련한 일이다. 예산 1000만원으로는 좋은 나무 2그루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기념식수로 쓸 만한 나무가 물색되어 나무가격을 알아보니 2그루에 3000만원을 요구했다. 수차에 걸쳐 방문했지만 완강했다. 소유주를 알아보니 실제 소유주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실소유주와 연락을 취해 1000만원에 기념식수를 구입하기도 했다.
혼신의 노력으로 지어진 구청사는 2006년 3월 28일 성공적인 청사이전 축하공연 행사와 함께 정상업무에 들어갔다.
전 권인택 권선구청장은 재임시절 내무부와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청백봉사상’을 수상하는 등 ‘2003년 정직한 사람’에 선정되었고, ‘홍조근조훈장’을 수여받는 등 모범적인 공무원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부족한 예산과 밤낮 없는 청사 신축을 위해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본 일부에서는 ‘구청을 새로 지으면 네 것이 되느냐’는 등 비웃음을 들으면서까지 권선구청 청사를 탄생시킨 권인택 구청장과 함께했던 직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