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안이 벙벙하여 물었습니다."아니 무슨 소리에요. 죽은 사람 화장하는 곳에서 화장할 수 없다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그렇게 물었더니 그들 중에 좌장인 듯한 사나이가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이 화장터에서 화장할려면 조합에 등록된 장의 버스로 싣고 와야 하는 거요. 당신네들같이 개인 짚차에 싣고 온 경우는 받아 줄 수 없소."
그제서야 나는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갔습니다. 내가 그분들께 사정 조로 부탁했습니다.
"그런 기 아니구요. 나는 빈민촌에서 목회하는 목회자인데요. 마을에 하도 불쌍하게 죽은 분이 있어서 화장할 비용이 없어 차를 공짜로 빌려 싣고 온 겁니다. 사정을 이해하시고 선처해 주십시오."
그렇게 공손히 말하였음에도 "절대 안 되요"하고 거절하기에 나는 넝마주이 왕초 기질이 되살아나 험한 말로 윽박질렀습니다.
"당신네들 임자 만났어! 뭐이라꼬! 개인차에 싣고 와서 화장 안 된다고! 당신들 이 자리에 사람 죽는 꼴 볼라카나. 내가 누군 줄 알아? 이 양반들아, 내가 이래 비도 넝마주이 동네 왕초야. 날 열 받게 하면 넝마주이 패거리 몽땅 델꼬 와서 당신네들 뻐쓰 깡그리 요절을 내 줄께!"
내가 왕초 기질을 발휘하여 소매를 걷어붙이고 이렇게 세게 나갔더니 그들이 움칫하더니 "이번만 장례 치르고 다음엔 오지 마세요." 하고는 비켜 주었습니다.
우리는 화장을 치르고 난 후, 훈이 엄마의 재를 보자기에 싸서 제1한강교로 갔습니다. 다리 중간에 머물러 서서 한강 물에 재를 뿌리며 말했습니다.
"훈이 엄마, 한강 따라 넓은 바다로 나가세요. 아이들은 교회서 기를 테니 염려 놓으시고 천국으로 먼저 가서 예수님 나라에서 안식하세요.
그렇게 훈이 엄마를 보낸 후에 나는 기진맥진하여 며칠을 앓아누웠습니다.
손님이 왔다기에 나갔더니 눈이 파란 서양인 두 사람이 찾아 왔습니다. NCC 소개로 왔다며 명함을 주기에 읽어 보니 Community Organizer란 직책 아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것이 무얼 하는 자리냐고 물었더니 자신들이 하는 일을 일러 주었습니다. 그들이 먼저 나에게 묻기를 솔 앨린스키를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나는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 답하였더니 Chicago Slum(빈민촌)에서 CO(Community Organization) 활동을 하고 있는 운동가라 하였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하겠으니 자세히,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하였더니 그들은 Saul Alinsky에 대하여, CO 활동에 대하여 자세히 일러 주었습니다.
그들의 설명으로는 앨린스키는 시카고 슬럼 지역으로 들어가 빈민들을 의식화하고, 의식화된 주민들을 조직화하여, 그 조직된 힘으로 그들의 잃어버린 인권을 회복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인간다움을 되찾고 시민으로서의 당당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한 조직운동가(Organizer)라 하였습니다. 앨린스키가 주창하고 행동한 운동의 핵심은 힘은 민중 속에 있다(Power is in People)는 말이라 하였습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