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 모르는 캄캄했던 삶'  밝힌 성인 문해교육

신부 열아홉/신랑 스물아홉/동동구르므 선물 받고/오십년을 같이 살았네/그느무 술이 원수지//매일 술 한 병 담배 두 갑/영감나이 60되던 해/기어이 탈이 나고 말았네/평생 해 온 술 담배도 끊었지만/팔순잔치 코앞에 두고 홀로 떠났네//그래도 다행이네/내 손으로 병시중 할 수 있어서/찔레꽃 필 때 떠난 영감/올해는 할미꽃 되어 배운 한글로/난생처음 영감에게 편지를 쓰네.

평생 한글을 모르고 살다 성인 문해교육을 통해 청맹(靑盲)의 눈을 뜬 충북 음성군 김영자 씨가 쓴 ‘열아홉 스물아홉’이란 시다. 세상을 떠난 남편을 향한 그리움과 함께 늦게나마 한글을 익혀 떠난 이에게 편지를 쓰는 감회를 잘 표현한 수작이다. ‘할미꽃이 되어 배운 한글로 난생 처음 영감에게 편지를 쓰네’라는 구절에서 독자들은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성인 문해교육 수강생 김진순 씨는 ‘글을 모르니 달팽이 껍데기 속에 살듯이 답답’했었다고 토로한다. 그러니 달팽이 껍질을 깨지고 눈이 밝아졌을 때 이들이 느낀 감격은 어떠했을까? 아마도 온 세상이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는 듯 했으리라.

2009년에 나온 ‘특수교육학 용어사전’에 따르면 문해 교육(文解 敎育)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이다. ‘효과적으로 말하고, 쓰고, 경청하는 능력과 다양한 학교 및 일상생활에서 요구되는 문해 능력 기술을 사용하는 데 초점을 둔다’고 정의했다.

다시 말하자면 글을 모르는 사람들은 효과적인 언어구사 능력과 경청, 쓰기 능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일상생활의 곤란을 겪어온 이들이다. 대부분 교육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한 부모 반대, 또는 경제적인 이유로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6년부터 성인 문해교육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비대면·디지털 활동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디지털 문해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72만 명이 문해교육을 받았다.

경기도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은 오는 3일부터 14일까지 접수하는 ‘경기도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작품 공모전’도 문해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을 위한 사업 중 하나다. ‘배움이 주는 행복한 경험과 만남, 디지털 문해교육을 통한 새로운 일상’ 등을 시화와 엽서 편지로 표현해 제출하면 된다. 우수작품은 전국 시화전에도 나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