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광교칼럼] 네팔 라이 부족 ‘우바우리축제’ 올해도 수원서 열린다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지난 해 화서문 앞에서 열린 네팔 라이족의 ‘우바우리축제’에서 참가자들이 라이 민족의 춤인 ‘사게라’를 추고 있다. (사진=김우영)
지난 해 화서문 앞에서 열린 네팔 라이족의 ‘우바우리축제’에서 참가자들이 라이 민족의 춤인 ‘사게라’를 추고 있다. (사진=김우영)

지난 3일 수원시가 ‘찾아가는 이주민 상생토크’를 열었다고 한다. 장소는 고등동행정복지센터.

수원역과 인접한 이 지역은 외국인, 특히 한국계 중국인(조선족 동포)들을 비롯한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옛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이 있었던 이 지역은 지금 큰 변화를 맞이했다.

2000년대 초 터미널이 이전하며 유동 인구가 감소하자 이 일대 상권은 침체됐다. 빈 가게가 늘어나고 임대료는 낮아졌다. 이 틈을 타 중국인들이 들어왔다. 이 지역은 수원역과도 가까워 교통도 편리했다.

지난 2022년 기준 수원에는 총 6만8633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는데, 이 중 고등동이 560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옆에 있는 매산동은 4437명이었다.

송화강반점을 비롯, 중국음식점들도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차이나타운’을 형성했다. 중국인들은 물론 중국에 여러 차례 드나들면서 중국음식에 익숙한 한국사람들도 자주 방문한다.

마라탕, 만두, 우육탕면, 양꼬치가 생각날 때 혼자 찾아가 먹은 적도 있다.

지난 4월 중국 쓰촨성 충칭시 여행 때 “이건 지옥탕이다”라며 먹었던 마라탕이 슬슬 생각나는 요즘 한번 방문해 볼 참이다.

이런 저런 소리도 있지만 어쨌거나 이들은 우리 수원에서 함께 터전을 잡고 사는 우리 이웃이다.

수원시는 이들이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외국인 주민이 2000명 이상인 동 12곳을 선정, 이주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전문가 교육, 이주민-원주민의 상생 방안 토론 등 온전한 사회 융화를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이주민 상생토크에서 이주민과 선주민들은 쓰레기 분리배출, 명예통장제도, 주민자치회 이주민 참여, 외국인 보육료 지원 등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눴다고 한다.

내 주변에도 한국으로 이주해온 외국인 주민들이 있다. 그중 한명이 네팔 라이부족 꺼허르만 라이다. 지난 해 5월 16일자 광교칼럼 ‘네팔 라이 부족 ‘우바우리축제’에 초대받다‘에서 소개했던 그 사람이다.

현재 수원역 노보텔 앰배서더호텔 건너편에서 ‘카삼’이란 네팔인도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착실한 사람이다. 2010년에 만난 몽골리언 라이는 우리나라 산골 청년처럼 순박한 인상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엔 강한 생활력이 숨겨져 있어서 음식점을 단단한 반석위에 올려놓았다.

지금 그곳은 네팔노동자들의 사랑방 같은 존재다. 고향음식을 먹으며 최신 소식이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소이자, 동네사람을 만날 수 있는 교류의 장이다. 네팔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라이족 축제에서 맛볼 수 있었던 전통음식. (사진=김우영)
라이족 축제에서 맛볼 수 있었던 전통음식. (사진=김우영)

올해도 라이가 찾아왔다.

지난해 장안공원 화서문 앞에서 네팔 라이부족 전통행사인 ‘우바우리축제’를 했는데 올해도 그곳에서 하고 싶다는 것이다. 한국에 오래 살긴 했지만 아무래도 관청에 허가를 받는 일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해엔 내가 앞장서서 공원사용 허가를 받아줬다.

올해도 다시 수원에서 하고 싶다는 라이의 말에 수원시 화성사업소에 가서 사용절차를 마쳤다. 담당 여성 공무원은 친절했으며 일처리 역시 거침없었다.

네팔 라이부족은 우리와 꼭 닮았다. 생김새도 조상을 공경하는 풍습도, 음식도 비슷한 것이 많다. ‘창’이라는 막걸리와 청국장도 있다. 우바우리축제에서 추는 춤의 이름은 ‘사게라’다. 남녀노소 모두 둥글게 큰 원을 그리며 춤을 추는데 우리나라의 강강수월래가 연상됐다.

양쪽에 가죽을 씌운 장구처럼 생긴 악기와, 바라와 흡사한 악기의 소리 역시 우리나라 굿판에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우바우리축제는 매년 서울에서 개최했는데 지난 해 부터 수원에서 하고 있다.

행사가 무르익어가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사게라 군무가 펼쳐졌는데 거참, 묘하게도 화서문의 모습과 잘 조화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해는 6월 16일 오전 11시부터 장안공원 화서문 앞에서 열린다.

물론 나도 참석할 것이다. 네팔이라는 나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런 민속축제는 좀처럼 구경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네팔민속이나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이 행사를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혹시 아는가. 네팔 라이족의 전통음식과 창도 한잔 얻어먹을 수 있을지.

네팔 인구는 3000만 명 정도란다. 우리와 같은 혈통인 몽골리안들은 약 37%를 차지하는데 이 가운데서도 라이, 림부, 구릉, 타망족은 한국인들과 매우 가까운 문화적 전통을 가졌다고 한다.

라이족은 해발 1700~2300m의 순코시 강 유역과 아룬 강 서쪽 지역, 부탄 남서부에 주로 사는데 농경·목축민으로서 주로 쌀·옥수수·기장을 재배한다. 산에 계단식 토지를 만들어 논벼를 경작한다. 불교와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지금도 공통조상을 섬기는 등 전통종교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라이족 축제장에 걸린 현수막. (사진=김우영)
지난해 라이족 축제장에 걸린 현수막. (사진=김우영)

이런 축제들이 수원 화성주변에서 자주 열리길 바란다.

아예 국제민속축제가 열리면 좋겠다. 우리 수원시와 국제자매·우호도시 결연을 맺은 도시만 해도 19곳이나 된다. 이들 나라와 도시가 보유한 민속만 해도 충분하다.

여기에 더해 결연은 맺지 않았지만 네팔 라이족처럼 자발적으로 수원에 와서 축제를 하는 이들도 있으니 이는 수원의 또 다른 무형재산이 아닐 수 없다.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