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라는 호칭의 사회적 이미지는 '무디고 펑퍼짐하다'이다. '아줌마'는 성적 긴장이 풀어져 가는 중년여성들에 대한 이 사회의 비칭이다. 여성의 아름다움이 자유가 아닌, 억압으로 이뤄지는 사회에서 '아줌마'는 특수한 인종집단을 지칭하는 말로 들린다."
20여 년전 소설가 김훈이 '아줌마'에 대한 소고(小考)라며 자신이 쓴 칼럼에서 밝힌 내용이다.
세월이 흘렀지만, '나이든 여성'을 보는 세상의 시각은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아줌마' 호칭을 듣는 여성들의 거부감은 어느덧 '극혐' 자체가 됐다.
어느 정도인가는 지난해 3월 3일 발생한 30대 여성의 자하철 칼부림 사건을 보면 상상이 간다.
이날 30대 여성은 자신을 ‘아줌마’라고 부르며 휴대폰 소리를 줄여달라는 요구에 격분, 회칼을 휘둘러 3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물론 아줌마 호칭과 관련된 희귀 사건이지만 보통 여성들이 갖고있는 보편적 혐오 호칭임을 유추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우리 사회 도처에서 아줌마라 부르는 남성과 여성들의 다툼이 끊이지 않고 발생해 더 그렇다.
얼마 전 한 여론조사기관에서 30~60대 여성 2008명을 대상으로 "'아줌마' 호칭을 들었을 때의 기분이 어떠 했는가"를 조사했다고 한다.
그 결과 30대 64%, 40대 60%, 50대는 절반, 60대는 30%가 '기분 나빴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나는 아줌마가 아니라고 생각함'이 가장 많았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줌마에 대한 일반적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아가씨와 아줌마 구별법도 수없이 많이 생성되고 진화중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최근 버전을 보면 이렇다. ‘아줌마’라고 불렀을 때 주위를 둘러보면 아가씨, 부른 사람 째려보면 아줌마. 모임에서 ‘언니, 언니’ 하면 아가씨, ‘형님, 형님’ 하면 아줌마, 목욕탕에서 수건을 몸에 두르면 아가씨, 머리에 두르면 아줌마 등등.
아줌마와 여성 구별법도 등장했다. "나이 떠나 공짜 좋아하면, 어딜 가든 욕먹는데 왜 욕먹는지 본인만 모른다면, 대중교통 이용 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서 가면, 둘이 커피숍 와서 커피 1잔 시키고 컵 달라고 하면, 자기 돈을 아까워하면서 남의 돈 아까운 줄 모르면, 기억력과 판단력이 부족해서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하면" '아줌마'이고 아니면 '여성'이라나.
실소가 저절로 나오는 '조폭과의 공통점'이라는 여담도 있다.
“우르르 몰려다닌다. 형님이라는 호칭을 쓴다. 칼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한다. 이따금씩 애들을 손본다. 가끔 큰집에 간다”
며칠 전 인천의 한 헬스장에서 '아줌마 출입 금지'라는 안내문을 매장에 부착한 것이 알려지면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안내문에는 ‘교양 있고 우아한 여성만 출입가능’하다는 추신 문구도 있어 더하다.
업주는 앞서 서술한 내용들과 유사한 '아줌마와 여성 구별법 8가지'도 제시하고 있다.
회원 아줌마들의 무매너 피해가 오죽했으면 이런 고육책을 썼겠나 생각하면서도 어느 정도 인생의 연륜이 묻어나는 여성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 여운이 남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