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에 즈음하여

박희준 (사)한국출산장려협회 이사장 / 인구학 박사

 

국가는 국민, 영토, 주권이 있어야 비로소 성립된다. 그 가운데 핵심인 국민이 급격한 저출산으로 감소하고, 노령화가 심화되면 그 나라의 장래는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힘들다.

현재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로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낮아서 저출산율은 단연코 1위를 점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한층 악화될 전망이라 더욱 심각하다. 이로 인해 세계 석학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은 지나친 저출산으로 인해 국가 자체가 소멸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다.

인류 역사를 고찰해 보면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인구 감소에 있다.

로마제국이 인구 감소로 인한 국방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게르만 용병에게 국방을 의지하다가 오히려 이들 게르만족에 의해 서로마제국은 멸망했으며, 중세에 유럽을 휩쓴 페스트로 인한 인구 감소로 이슬람세력의 서구 침입을 좌초하였다. 

반면에 미국은 지속적인 이민, 특히 젊은이와 전문가의 이민은 미국의 팽창과 세계 패권국가로 나아가는데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인구 규모는 국력의 척도가 되는 지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저출산의 심각성에 대응하기 위해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늦은 감은 있으나, 가칭 저출산대응기획부에 관련 예산과 전문가 배치 및 권한 집중이 이루어져야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당과 야당의 정치인들은 정쟁에 몰두하며, 당리당략에 치우쳐 자기 당과 지역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분야에 보다 많은 예산을 배정받는데 초점을 두어 국가적 긴급 현안인 저출생문제 해결은 도외시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엑스포, 잼버리,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 게임 등을 더 이상 유치하지 말고, 불필요한 공항, 철도, 도로, 교량, 항만 시설에 대한 철저한 예비검사로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건설해야 하며, 정치적인 논리가 개입되지 않아야 한다. 현재 상당수 공항들이 개점휴업 상태이며, 교통량이 미미한 고속도로도 허다하다.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여당과 야당은 헛된 공약을 남발하고, 국가 발전에 긴요한 과학기술 분야에 예산을 대폭 축소해 놓고, 이제 와서 과학기술 분야에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발표하니, 저질 코메디가 따로 없다.

인구 감소와 노령화가 겹치면서, 내수시장은 좁아지고, 생산 인력의 공급은 줄어들어 기업은 인력난과 비용상승으로 인하여, 국내 투자를 축소하고 해외로 이전할 것이며,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축소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청년층의 노인에 대한 부양이 가중되어, 세대 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으며, 현대판 고려장의 출현 조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텅 빈 우리나라에 주변 일본, 중국, 러시아가 침략의 야욕을 느끼며, 조만간 북한의 인구, 특히 청년층의 인구가 남한을 능가할 때, 국가 안보는 어찌 될지 우려가 된다.

이러한 암울한 전망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예산의 상당 부분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우선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며,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정권 차원이 아니라, 국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정치인들은 당리당략을 접어놓고 서로 협력하여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한데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은 국민 대다수가 저출산은 남의 일이고, 자신의 세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무관심과 안일함, 그리고 냉소주의다.

필자는 1997년부터 미래인구연구소 내에 한국출산장려협회를 창설하여 머지 않은 미래에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를 예측하고, 저출산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시회에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서 후원기업으로 맘앤베이비 전문기업을 설업하여 임신과 출산에 따른 산모의 건강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고, 한때 건강 악화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에도 저출산과 인구 감소라는 국가의 심각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또한 학계와 시민단체에 저출산과 인구감소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면서 인구 감소에 수반한 국가소멸이라는 비극적 현상이 출현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인구학 박사학위를 취득함은 물론 생활밀착형 인구전략가이자  인구명의로서 인구 문제에 관한 전문가로서 기본 소양을 구축하였다.

저출산과 인구감소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정리하였다. 

첫째,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모여 저출산과 이에 따른 인구 감소와 국가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비상시국(대책)위원회를 조직할 것을 제안한다.

둘째, 하루바삐 여러 정부 부처에 흩어져 있는 출산 장려에 관한 조직이나 기구를 통폐합하여 인구 전담 부처에 권한을 집중시키며, 관련 예산도 여기에 우선 편성되어 집행되어야 한다.

셋째, 청년들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가지는 따스한 가정을 꾸밀 수 있도록 집값 안정과 사교육비 경감, 자녀 양육비 지원이 현재보다 훨씬 강화되어야 한다. 더불어 난임 수술 지원과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임신과 출산, 자녀 양육에 지장이 없도록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넷째,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의 생산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지방 소멸과 집값 폭등의 원인인 수도권 집중을 규제하며, 지방으로 이전을 독려하며,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은 각종 세제 혜택과 금융지원이 뒷받침되어 지방 균형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다셋째,  해외에 거주하는 750만 명에 이르는 재외동포의 국내 이주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국내 정착에 따르는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또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과 배려를 강화하고 외국인에 대한 문호를 넓히며, 귀화요건을 완화하여 대한민국 국적 취득이 보다 용이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여섯째, 해외입양을 줄이고 국내입양을 장려하며,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사실혼을 인정하고 법률혼과 동일하게 지원하며 미혼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며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청년 자살을 예방하고 무분별한 낙태를 규제하여 생명중시의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면 출산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남북한 긴장 완화와 회해 분위기 조성으로 평화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고, 통일로 남북한 인구가 합쳐질 때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언제까지 대립과 분열로 상호 간에 국력을 소모할 것인가? 그러므로 현 정부의 남북한 정책기조도 획기적으로 변모시키고 미국과 중국 사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외교를 추진하며, 더 이상 강대국의 입김에서 구속되는 비극적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인구증대가 경제에 부담이 되는 시대는 저물고, 국력 신장을 가져오는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인도의 인구는 중국을 능가하고 있으며 인구 구성비에서도 중국보다 생산연령층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인도와 친선관계를 맺기 위해 적극적으로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세계 주요 다국적 기업들의 인도에 대한 투자가 현저하게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인구와 경제 간 상관관계 정리인 ‘맬더스 인구론’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재앙을 초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