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250)] 로또의 굴욕

정준성 주필

고대 이집트 시대에도 있었다는 복권. 역사 만큼이나 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에서 이런 복권을 ‘진통제이자 지적 자극제’라 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이에 공감한다. 

그리고 꾸준히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잊게하는 다양한 상상을 선물한다. 

우리나라에서 복권의 대명사가 된 로또가 시작된 것은 2002년이다. 복권 열풍도 이때 시작됐다. 물론 막대한 당첨금이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이듬해인 2003년 4월 407억원이라는 대박 당첨자가 나오면서 불이 더 붙었다. 

407억원은 당시 서울 강남의 최고급 아파트를 수십채 살 수 있는 금액이어서 장안의 화제가 됐다. 

비록 쉽게 잡을 순 없는 행운이지만, 서민들에게 꿈과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2002년 1조원에도 못 미쳤던 복권 판매규모는 1년 만인 2003년에는 4조원을 돌파했다. 

그리고 20여년이 흘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로또의 '파워'는 오히려 쪼그라들어 '인생역전'의 권좌에서 물러날 처지가 되고 있다. 

매주 당첨자가 두 자릿수로 나오면서 당첨금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요즘 1등 당첨자가 평균 11명으로, 실수령액이 1인당 17억원 정도다. 

물론 서민들에겐 아직도 희망이고 평생 모으려면 엄청난 큰 금액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로또 1등 당첨금으로 서울 아파트 한 채도 못 산다는 평가가 퍼지면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 

그러면서 1게임당 1000원으로 복권 용지 1장당 최대 5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현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시대상황에 맞게 '당첨금'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다. 

경제부총리가 최근 이같은 국민 정서를 반영해 '로또 당첨금 증액'을 검토해 보겠다는 뜻을 밝혀 국민적 관심이 크다. 

로또를 포함한 복권의 역기능은 사행성 조장과 도박 중독으로 대변된다. 하지만 순기능도 만만치 않다. 

복권 속에 '기부문화, 사회적 환원'이라는 키워드도 숨겨져 있어서다. 

로또 1등의 확률은 814만분의 1로 낮다. 그런데도 대다수 국민들이 로또를 구입한다.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그 중 '인생역전'의 꿈이 가장 많다. 

사행심을 조장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부총리의 검토가 현실이 되면 좋겠다. 

국민들 행복의 '엔돌핀'이 팍팍 돌며 위안이 될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