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본란에 ‘수원 KT위즈, 이제부터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란 칼럼을 썼다. 이 칼럼이 야구 칼럼도 아닌데 왜 1주일 만에 또 야구이야기를 쓰느냐는 독자들도 있겠다. 그러나 지난달 28일(금)에 열린 수원 KT위즈와 대구 삼성라이온즈의 경기를 본 후 당시의 짜릿했던 순간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지난번 칼럼에도 썼지만 현재 KT위즈의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다. 10개 팀 가운데 9위로 처져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2패-1무로 선전하는 등 최근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상위팀들과는 게임차가 크다. 하지만 나는 우리 수원 KT위즈의 저력을 믿는다.
28일 저녁 수원KT위즈파크에 갔다. 앞에 쓴 것처럼 KT위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엔 5월 28일 KT위즈에서 삼성라이온즈로 간 박병호, 그리고 박병호와 맞트레이드 된 오재일이 출전함으로써 큰 관심을 끌었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두 사람의 대결에서는 박병호가 이겼다.
박병호는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리는 등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도루로 맹활약했다.
오재일은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의 성적이었다.
박병호는 친정팀 홈구장인 KT위즈파크 타석에 들어서기 전 1루 쪽 KT 팬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KT 팬들은 그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지만 일부에서는 ‘우~’하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보내는 수원 팬들의 마음도 이해가 됐다.
이날 경기는 짜릿했다. 야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야구는 9회 말부터’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KT는 6회까지 삼성 선발투수 데니 레예스에게 6회까지 2안타라는 빈약한 공격력을 보이며 0-4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대반격은 7회부터 시작됐다.
오재일이 볼넷을 골라 나가자 문상철이 안타를 때렸고, 황재균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 무사 만루 상태에서 김상수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 2-4로 추격했다.
8회 말에는 강백호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쳐 3-4로 점수차를 좁혔다.
그리고 9회 말 황재균의 2루타가 터졌고 김상수의 희생번트, 강현우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3루가 됐다.
삼성 투수는 KBO리그 최고 마무리투수인 오승환이었다. KT 타자는 수원 유신고를 졸업한 홍현빈. 홍현빈은 오승환의 초구를 때렸으며 이 공은 그라운드 오른쪽 깊숙한 곳으로 빠져 나갔다. 기적 같은 3루타였다. 누상에 있던 주자들은 모두 홈으로 쏟아져 들어왔고 경기는 KT의 승리로 끝났다.
수원 KT 위즈 관중들은 열광했고, 상대편 관중석에서는 탄식만이 감돌았다.
경기장을 벗어나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이거지. 내가 이 재미에 야구장에 온다니까. 역시 ‘야구는 9회 말부터’라는 말이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