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광교칼럼] 1000원에 프로축구 수원FC 경기를 보다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수원FC와 대구FC의 경기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 (사진=김우영)
수원FC와 대구FC의 경기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 (사진=김우영)

지난 일요일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2024 23라운드' 수원FC와 대구FC의 경기를 보러 다녀왔다.

7월 2일자 본란에 ‘짜릿했던 KT위즈 9회말 역전승, 이 재미로 야구장에 가지!’라는 칼럼을 쓴 바 있는데 이걸 읽어 본 한 축구광 독자가 왜 야구얘기만 쓰고 축구장엔 오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엔 축구장에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른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나의 우거가 있는 종로에서부터 축구경기가 열리는 수원종합운동장까지 걸어갔다.

프로스포츠 경기도 만65세 이상 할인이 적용된다. 지난해에도 할인을 받았던 일이 생각나서 주민등록증을 내밀며 입장권을 구입했다. 그런데 놀랄 수밖에 없었다. 휴일 경기인데도 할인된 입장요금이 1000원이었던 것이다.

일반석 성인 입장료는 1만5000원이다. 지난해 만65세 이상 할인을 받았을 때도 4000원 정도 밖에 하지 않아서 커피 한잔 값이면 들어갔었는데 이보다 더 싸진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매표창구 직원에게 다시 확인했더니 올해부터 그렇게 바뀌었다고 한다. 동반자 1인도 할인대상이란다. 장애인도 같은 할인율이 적용되고 있다. 동반자까지 할인해주는 것은 아마도 불편한 거동을 도우라는 뜻인 것 같다. 그 배려가 참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다. 이른바 ‘지공선사증’을 갖고 전철을 탈 때도 느끼는 것이지만 현역으로 군대 다녀온 것 빼고는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크게 기여한 바 없는 내가 이런 혜택을 받아도 되나하는 마음이 든다.

어쨌거나 경기장에 들어서니 40분 전인데도 꽤 많은 관중이 입장해 있다. 대부분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부이거나 젊은 친구들이다.

야구장과 다른 점은 연인으로 보이는 커플들이 드물고 여성팬들이 조금 적다는 것이다. 응원분위기도 확연히 다르다. 서쪽 골대 뒤쪽 가변응원석의 골수응원단 리얼크루를 제외한 일반 관객들은 그냥 묵묵히 경기를 지켜보다 골이 들어가거나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할 때만 함성을 지른다.

이날 경기는 보는 재미가 있었다.

전반 시작 1분 만에 윤빛가람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고 나와 아쉬움의 탄식이 경기장을 메웠다.

전반 42분 기다리던 골이 터지면서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안데르손이 올린 공을 지동원이 헤더로 골대 안에 넣었다.

 첫 골이 터지자 환호하는 수원FC 응원단 리얼크루. (사진=김우영)
 첫 골이 터지자 환호하는 수원FC 응원단 리얼크루. (사진=김우영)

그러나 수원FC는 후반 시작 8분 만에 동점골을 내줬다. 이용이 치명적인 패스 미스를 한 것이 원인이다.(내가 보기엔 대구 에드가에게 패스한 것처럼 보였다.)

후반 20분 또다시 수비진의 실수(패스미스)로 대구에게 골을 바쳤다. 역전패의 기운이 경기장에 가득했다.

그런데 전반 패스미스를 했던 이용이 ‘한 건’ 함으로써 관중들의 마음을 풀어줬다. 후반 44분 이용이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올렸고 권경원이 머리로 받아 넣음으로써 극적인 무승부가 된 것이다. 비록 비겼지만 관중들은 이긴 것과 다름없는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상승세 수원FC, 부활 꿈꾸는 수원삼성블루윙즈.

이로써 수원FC는 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하고 있다. 현재 리그 5위지만 4위 강원FC와 동률이다.

이에 비해 지난 시즌 K리그2로 강등된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팀 성적은 보잘 것 없다. 수원삼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명문 구단으로 꼽혀왔다. 그런 구단이 지난해에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20경기를 치른 지금 승점29, 8승 5무 7패(26득점 20실점)로 2부리그 6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경이롭다.

팬들은 이 팀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보기엔 오히려 더 똘똘 뭉친 것 같다. 응원단도 더 많아졌다고 한다. 수원 팬들은 홈경기, 원정 경기할 것 없이 경기장에 가서 목청껏 ‘수원삼성’을 외치고 ‘일어나 수원의 전사들이여 너를 향해 소리쳐줄게. 오오오 사랑한다. 나의 사랑 나의 수원’을 노래한다. 나에게 2부 리그 보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아울러 수원삼성이 육성하는 젊은 선수들에 대한 기대도 이 팀의 부활을 짐작하게 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매탄고 소속으로 수원삼성과 준프로 계약을 맺은 박승수다.

박승수는 지난달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산 그리너스와의 홈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동점골을 넣었다. 이는 K리그 통산 최연소 골(17세 3개월 21일)이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원FC와 젊은 선수들을 키우면서 부활을 꿈꾸고 있는 수원삼성블루윙즈가 있어 수원축구팬들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