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257)] 김동연과 '휴머노믹스'
'무하마드 유누스' 엊그제 정권이 붕괴된 방글라데시 임시정부 내각 수반에 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같은 해 8회 서울 평화상을 수상, 유명함을 더했다.
경제 학자로서 그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유는 소액대출(micro credit) 제도를 창시해 방글라데시 빈곤퇴치운동에 기여한 공이 절대적이었다.
유누스 박사의 소액대출 제도의 중심역할을 한 은행이 바로 '그라만'은행이다.
유누스 박사는 1984년 방글라데시의 돈을 빌리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이 은행을 설립했다.
처음부터 일반은행과 달리 담보도, 신용조회나 보증인도 없이 서민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됐다.
주로 여성들에게 150달러 이하 소액으로 단기 대출을 주로 했지만 당초 우려와 달리 상환율이 매우 높았다.
유누스 박사는 150달러는 아주 큰 돈은 아니었지만 아무런 희망 없이 가난에 시달리던 사람들에게는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스스로의 삶을 바꿔갈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는 그의 예상은 적중하고 빈곤에 시달리던 많은 사람들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기적을 이뤘다.
종잣돈을 활용한 부의 축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 빈곤타파에 새로운 모델로 정착했다.
그리고 인간 중심의 경제학 ‘휴머노믹스’(humanomics)'를 적용한 첫 사례로 꼽히면서 지금도 회자된다.
그렇다면 조금 낯설게도 느껴지는 '휴머노믹스'는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것을 담고 있나.
2010년 경제학자 바트 윌슨이 주창했다. 이후 수학, 통계중심의 기존 주류 경제학에 인문학적 성찰과 방법론을 더해 양극화 등의 문제를 극복하자는 이론이라고 해서 주목 받았다.
'휴머노믹스'를 '사람중심 경제학' 혹은 '물고기 잡는 법 알려주는 사람 경제학'이라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휴머노믹스'는 이보다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개인이 속한 사회에 맞는 교육, 자립을 돕는 교육을 통한 개인의 성장을 강조하는 것이 핵심이어서다.
세계적인 진보학자 페터 슈피겔도 이미 2009년 그의 저서 '휴머노믹스'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모두가 ‘자기 삶의 경영인’이 돼야 한다고 설파했다.
서론이 좀 길었지만, 김동연 경기지사가 임기 후반 도정 추진 중점 과제로 '휴머노믹스'를 제시했다.(수원일보 8월 14일자 보도)
기회·돌봄·기후·평화경제 등 4개 분야서 사람중심 경제 해결사 노릇을 강조한 것이다.
주 4.5일제, 일자리 0.5&0.75잡 등 신규 저출생 노동시간 단축 정책 도입도 피력했다.
사실 '휴머노믹스'를 지방정부 정책 노선으로 채택한 것은 김 지사가 전국 처음이다.
올해 2월 경기도의회 시정연설에서 ‘휴머노믹스’를 도정 핵심 전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이에 기반한 경기도 정책들을 구체화하고 있다.
민선 8기 전반기 경기도를 대표하는 사업인 기회 소득의 경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촉진하는 경제적 투자라는 점에서 ‘휴머노믹스’ 철학이 반영된 대표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누적 돼온 양극화의 산물인 부익부 빈익빈 악순환의 고리가 더욱 단단히 꼬여가고 있다.
인문학적 성찰과 방법론으로 이를 풀어가는 김 지사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