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확산되는 ‘전기차 공포’ 대책은?

얼마 전 인천 청라아파트의 한 지하주차장에서는 주차해둔 벤츠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차에는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화재로 인근 차량 140여대가 전소되는 등 큰 피해가 났다. 용인시에서도 도로변에 주차 중이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최근 5년간 전기차 1만대 당 화재·폭발 사고 건수는 0.93대나 됐다. 전기차 화재 사고는 외국에서도 빈발하고 있다. 최근 포르투갈 리스본의 움베르투 델가도 국제공항 인근의 한 렌터카 주차장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200대 이상이 전소됐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처럼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면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까지 확산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 시설을 지상으로 옮겨야 한다는 요구에 더해 일부 아파트에선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출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쉬운 문제는 아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시갑)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공동주택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 20만6047개 중 17만870개(82.9%)가 지하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엔 5만3627개가 있다.

이에 수원특례시는 지난 16일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전기차 화재 예방·대책 회의’를 열고, 전기차 화재 예방·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김현수 수원시 제1부시장과 관련 공직자, 수원소방서·수원남부소방서 관계자, 전기차충전소 설치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수원시는 공동주택에 전기차 화재 대응 매뉴얼·행동요령을 배포하는 한편, 공영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시설 주변에 소화설비를 설치하고, 공영주차장 지상 1층에 충전시설·전기차 전용 주차구역을 배치하겠다는 등의 수원시 차원 대응 방안을 밝혔다.

아울러 주차장 지하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 지상 이전 비용 지원, 전기차 충전 장소에 충전 차량 3대마다 내화구조 격벽 설치 등과 관련된 법령 개정 등 정부에 건의할 사항도 논의했다. 다음 달에 정부가 ‘전기차 화재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이 자리에서 논의된 건의사항이 종합계획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걱정되는 것은 정부의 대책에 지나친 규제가 포함되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전기차에 대한 과도한 규제보다는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검중을 통해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 규제로 인해 국내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이 약해져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