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261)] 악의 싹 '딥페이크'

정준성 주필

사진의 역사 만큼이나 합성논란의 역사도 깊다.  ‘사실왜곡’ 이냐 ‘표현기법’ 이냐를 놓고 결론없는 논쟁도 계속 중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딥페이크는 딥 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라는 뜻의 페이크(fake)를 더한 말이다. 

이로인해 지금 학교 현장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한 불법 합성물 성범죄가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중고교에 확산되고 있어서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 혐의로 입건된 전체 피의자 중 10대의 비중은 2022년 61.2%에서 2023년 75.8%로 증가할 정도로 극성이다. 

올해 1∼7월 기준으로는 73.6%로 집계됐다. 10대 피해자 수는 2021년 53명, 2022년 81명, 2023년 181명으로 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체 피해자에서 1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62%다. 

최근엔 피해 지역과 학교 목록까지 공유돼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니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커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정부도 심각함을 인지 대책마련에 고심중이다. 예방과 방지, 피해 학생을 구하려고 나서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교육당국과 검경도 여기에 합세하고 있다.

서울은 최근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핫라인을 구축했다. 경기도교육청도 이달초 '학교 현장 밀착형 특별대책반'을 가동시켰다.

내놓은 대응책을 보면 비교적 섬세함이 느껴져 그나마 다행이다. 

'24시간 삭제지원 시스템 가동''익명 딥페이크 전용상담창구 개설' '심리상담' '치료' '삭제' '법률 등의 지원' 체계를 갖춰 현장을 원스톱 지원키로 해서다.

교원 지원을 위해 핫라인(1600-8787)과 17상담센터도 운영중이다.

부모들로서는 다소 안심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빠른 확산으로 피해학생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부족함이 많다. 

하루가 다르게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AI, 인공지능도 인간의 영역을 뛰어 넘으려 하고 있다. 

배우고 생각하는 인간의 절대 권한이라 불리는 '창조'의 기능까지 넘볼 기세다. 덩달아 그 이면에 어두운 그림자도 점점 더 많이 드리우고 있다.

이런 측면을 고려 할 때 딥페이크는 아주 작은 피해 영역일 수 있다.  물론 딥페이크가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존하지 않는 배우의 연기 재연과 작고한 가수의 실황모습도 연출이 가능하다. 

가상을 현실로 바꿔  즐거움과 놀라움을 안겨주는 신비감이 있어 더 그렇다.

문제는 이러한 가짜영상, 조작영상이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성범죄 등에 악용된다는 점이다. 

그럼으로써 피해 당사자는 '죽음'을 생각할 정도의 고통을 당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해 벌이는 인격 살인행위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악의 싹'은 일찍 자를수록 좋다. 아니 뿌리까지 도려내야 맞다. 

딥페이크의 전초제근(剪草除根: 미리 화근이 될만한 폐단의 근본을 없애 버림), 모두가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