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용어 중 호구(虎口)가 있다. '범의 아가리' 라는 뜻이다. 위험한 상황을 이르는 말로써 그곳에 착수(着手)하는 일은 금기중 금기로 여긴다.
하지만 바둑판을 떠나 세상 속을 들여다보면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호구'는 '바보', '병신', '찌질이', '동네북' 등의 대체어로 고착된지 오래다.
이용을 잘 당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호구'와 상통하는 용어로 '봉'이란 말도 있다. 유래는 분명치 않으나 '어수룩하여 이용해 먹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요즘 건강보험공단이 이같은 '반열'에 오르며 비아냥거리가 되고 있다. 유독 중국인들에게 관대(?)한 건강보험 체계 때문이다.
지난해 건강보험을 이용해 진료를 받은 중국인은 255만명에 이른다. 418만 명의 건보 이용 외국인 중 61.1%로 압도적 다수를 점했다.
2위 베트남(27만 명)의 9배를 넘는 숫자다. 건보공단이 이들의 진료에 지급한 급여액만 1조1809억원에 달한다.
외국인 진료를 위해 건보에서 지출된 급여액수가 1조7206억원임을 감안하면 71%를 넘게 차지한다.
진료 급여액 급등세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19년 8453억원에서 2022년 1조원을 넘어섰고 1년새 1000억원 가까이 더 늘었다.
그러다보니 건보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건보가입 외국인 중 중국인만 적자가 나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건보에 가입한 외국인은 보험료보다 적게 건보를 이용해 512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2018~2021년 4년동안 총 1조6767억원의 흑자를 냈다. 한국 건보 재정에 효자 역할을 한다.
반면 중국인의 2021년 적자액이 109억원이다. 2018~2021년 적자가 총액은 2844억원이다. 그리고 매년 늘고 있다.
참고로 2021년 미국인은 683억원, 베트남인 447억원, 필리핀인 316억원의 흑자가 났다. 실손처리가 대부분인 일반의의 경우는 더 심하다.
지난 한 해 2009명의 중국인이 진료를 받는데 그쳤으나 건보공단에서는 무려 2505억4260만원이 급여액으로 지출됐다.
일반의에서 진료받은 중국인 1명을 위해 건보공단에서 평균 1억2471만105원에 상당하는 급여액이 지출된 셈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건보가 외국인 특히 중국인들의 '호구'라 불리는 이유다. 사실 그동안 이러한 불합리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은 수없이 많았다.
내·외국인 사이에 역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련 정책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중국인에 대한 건보의 '봉'노릇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중대 질환을 가진 외국인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고액의 진료를 받고 건보 혜택을 받기 위해 ‘기획 입국’을 하는 사례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 혜택만 받고 귀국하는 이른바 ‘먹튀 중국인’ 논란도 계속 중이다.
동포가 대부분인 중국인의 건보이용을 반대하는 국민은 없다. 다만 제도의 헛점을 악용하는 사례로 인해 건보 재정에 부담을 주고 상대적으로 내국인 역차별이 발생 한다면 개선해야 마땅하다.
지역 및 직장 가입 대다수 국민들이 성실히 납입한 건보료가 일부 외국인의 '봉'노릇을 하는데 쓰인다면 국가적으로도 망신이다. 서둘러 종합적인 대응정책 마련에 나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