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광교칼럼] 지구촌 100만 명 참석 '2027년 세계청년대회', 수원·화성시도 준비하자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정부24 누리집/문화체육광부)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정부24 누리집/문화체육광부)

꼭 40년 전인 1984년 5월 6일 오전, 천주교 순교자들이 피로 신앙을 증거한 절두산과 새남터성지와 멀지 않은 여의도광장(현 여의도공원)에 100만 인파가 모인 가운데 한국 천주교 성인 103위에 대한 시성식이 열렸다. 시성 미사는 가톨릭 교황으로는 처음 한국을 찾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집전했다. 그리고 이 시성식은 교황청이 있는 로마 바티칸 베드로성당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열린 첫 시성식이었다.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기적을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당시 시성이 승인된 103명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기적 심사를 면제했다. 예수가 태어나 활동한 지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척박한 지역 중 한 곳에서 신앙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1만 명에 가까운 신자가 목숨까지 내어 놓은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때 나도 시성미사에 참석한 100만 인파 가운데 한 명이었다.

아직도 교황이 등장하면서 군중들의 외친 “비바 일 파파(Viva il Papa)!”라는 구호가 귓전에 생생하다. ‘교황님 만세’ ‘교황님 사랑합니다’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였다. 새벽부터 전국에서 모인 신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교황을 환영하는 이 구호를 끝없이 외쳤다.

운이 좋았는지 나는 아주 가까운 곳에서 요한 바오로 2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교황은 얼굴 가득 온화한 미소를 띤 채 많은 사람과 눈을 맞췄고 손을 흔들어줬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방한 첫날부터 한국인들에게 감동을 줬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순교자의 땅, 순교자의 땅”이라면서 땅에 입맞춤을 하는 친구(親口) 의식을 했다. “경의(敬意)를 표하지 않은 채 어떻게 이 거룩한 땅을 밟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장면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한국인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그리고 발음은 정확하지 않았지만 방한사 일부를 한국말로 했다.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오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여러분의 벗으로, 평화의 사도로 여기에 왔습니다”라고 해 국민들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줬다.

그로부터 40년이 흘렀다. 그 사이에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한차례 더 방한했으며 2014년엔 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바 있다. 그리고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세계청년대회가 열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방한한다.

세계청년대회는 가톨릭 최대 행사다. 전 세계 청년과 교황 등 성직자들이 만나는 자리로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 재임시절인 1984년 세계의 젊은이들을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 초대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2∼4년 주기로 대륙을 순회하며 열리고 있다. 가톨릭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앙과 사회 문제를 토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막미사와 폐막미사는 교황이 직접 참여해 집전한다.

이 대회가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것은 두 번째다. 1995년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바 있다.

직전 대회는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진행됐다.

이 대회는 K-팝, K-드라마, K-푸드 등 K-컬쳐와 K-방산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다.

이 대회를 주관하는 서울대교구는 2027년 서울에서 세계청년대회가 열릴 때 약 70만∼10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 외국인 참가자는 약 20∼30만 명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해 열렸던 새만금스카우트 잼버리 전체 참가자가 4만5000여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세계청년대회 발대식에서 발표한 KDI 국제정책대학원 연구팀의 ‘2027년 세계청년대회 경제적 가치 평가 및 사업개발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27 세계청년대회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총 11조3698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총 1조5908억 원, 고용유발효과는 총 2만4725명이나 됐다.

이에 따라 각 지방에서 참가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

수원일보(8월 20일자, ‘경기도, 전국 최초 2027 세계청년대회 지원 협의체 출범’)에 따르면 경기도는 8월 20일 ‘2027년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전국 최초로 수원시 등 6개 시.군과 ‘세계청년지원협의체’를 구성해 지원에 나섰다. 첫 회의에서는 세계청년대회의 준비상황을 공유하면서 도내 다수 해외 청소년·청년 체류 예정에 따른 지원책을 논의했다.

특히 지난 해 새만금스카우트 잼버리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남북부 소방재난본부, 경기남북부경찰청도 함께 폭염과 대규모 인원 밀집상황 등에 대한 안전대비책을 강구했다니 다행이다.

수원시와 화성시에는 천주교 성지들이 있다. 남양읍에 있는 남양성모성지는 병인년(1866년) 천주교 대박해 때 많은 천주교인들이 순교한 곳이다.

양감면 요당리의 요당리성지는 ‘장낙소’(張樂韶)로도 불리던 장주기 성인과 6촌 형제 복자 장 토마스, 지 타대오(1819~1869)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순교자 림 베드로, 조명오(베드로), 홍원여(가를로)를 비롯, 장주기 성인의 친인척 장경언, 장치선, 장한여, 장 요한, 방씨 등이 이곳 출신 순교자로 추정된다.

수원순교성지에서도 박해시대 때 순교자들이 신앙과 목숨을 맞바꾸었다. 수원지역의 박해는 8번째 발생한 병인박해 때 집중적으로 발생했는데 수원화성 지역에서는 83명이 순교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수원 출신 순교자는 18명이었다.

수원성지에 있는 순교자 현양비. (사진=수원일보)
수원성지에 있는 순교자 현양비. (사진=수원일보)

일부에서는 세계유산 화성 방화수류정 서쪽 벽에 있는 십자가 무늬와 천정의 십자가 모양을 근거로 축성 때 천주교인이 연관돼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아무튼 대한민국에서 서울에서 열리는 2027년 세계청년대회 참가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수원·화성 지역의 성지와 관광지를 방문할 것이다.

지난 해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모든 신자들이 안전하고 감동적인 수원·화성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교계는 물론이고 수원시와 화성시, 경기도 등 행정기관과 경찰, 소방 등이 함을 합쳐 만반의 준비를 하길 바란다.

경기도 관계자의 말처럼 2027년 세계청년대회는 세대와 종교를 넘은 국제대회로써 성공 개최 시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