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263)] 축제 단상(斷想)

정준성 주필

"잘 있거라 나는 간다아~~"로 시작하는 트롯가요 '대전브루스'는 대전발 0시50분 경부선 기차가 모티브다. 지금은  대전 '0시 축제' 의 주인공이 됐다. 

이같은 새벽 축제는 전국 유일 무이다. 그러나 이것말고도 전국 유일 축제는 그 숫자를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차고 넘친다. 

그만큼 '지역 정체성'을 담고있는 축제들이 많아서다.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9개 기초 자치단체에서 개최되는 지역축제는 1214개다. 

물론 가을로 접어든 요즘, 개최되는 숫자는 아니다. 전국에서 1년동안 열리는 축제수다. 

축제기간을 하루씩만 쳐서 단순 계산을 해봐도 1일 5개 정도의 축제가 전국에서 매일 열리는 셈이다. 1년 내내 나라 전체가 축제판이나 다름없다. 

가히 축제의 나라라 아니 할 수 없다. 축제산업의 소비지출 규모는 3조5000여 억원으로 영화산업 전체 매출 규모와 비슷하다. 

축제는 대표적인 문화서비스산업으로 다양한 문화와 개성이 융합돼 새로운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소통의 장이다. 

그만큼 특색을 갖추고 방문객의 맘과 입맛, 특히 '힐링'을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 

더 많은 방문객 유치를 위해 특별한 프로모션과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문객의 성별·나이·체류 시간대 등 특성을 파악해 축제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홍보에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축제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의 필수 숙지사항이기도 하다. 그리고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철저하게 시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함은 다르지 않다.  

축제의 주인이 누구인지 그런가 하면 비슷비슷 하거나 듣도 보도 못한 주제의 축제도 부지기수다. 

허울만 그럴듯한 부실 덩어리 지역축제들도 적지 않다. 자치단체장의 치적을 위해 억지로 꿰어 맞춘 행사형 축제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축제들은 후유증도 남긴다. 대부분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바람에 주최측은 후한 점수를 매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무근본·세금낭비·민원폭발' 등 신랄한 비난을 쏟아내기도 한다. 

한 축제를 두고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는 셈이다. 축제에 대한 평가는 집계방식과 기준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더 그렇다. 

따라서 일부 지자체, 특히 자치단체장과 의회 다수당의 정치색이 다를 경우 소요 예산을 놓고 갈등을 빚기도 한다. 

아무튼 가을은 익어가고 지역별 축제는 오늘도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계절에 편승, 역사성이나 목적의식 없이 혈세를 투입해 개최하는 축제가 줄어들길 함께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