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빈집을 철거하면 재산세가 오히려 늘어난다고?

오랫동안 방치된 빈집은 마을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붕괴나 화재 등의 위험을 안고 있다. 또 범죄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환경과 위생, 안전, 치안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지역 사회의 흉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저출생·고령화, 수도권 집중화 등으로 빈집은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빈집은 13만 2000호가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철거된 빈집은 8400호 정도다. 도내 빈집은 4000호 이상이다. 농어촌지역에 약 60%, 도시지역에 약 40%가 있다. 마땅히 철거 등 정비해야 하지만 집 주인들의 간단하지 않은 소유관계나 개인사정 등에 따라 자발적인 정비가 곤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방치되고 있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안전부는 지방정부와 협력해 지난 8월부터 빈집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 상반기에 전국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시행했다. 이 결과 79개 시·군·구 총 1551호의 빈집 소유자가 정비에 동의했다. 이 중 인구감소 및 관심 지역,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 등을 중심으로 47개 시군구의 총 871호의 빈집을 철거 대상으로 선정했다.

경기도 역시 ‘경기도형 빈집활용 모델 발굴을 위한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도는 2021~2022년 도비를 지원해 도시지역 빈집 203호를 정비했다. 동두천시에서는 지역 흉물로 전락한 동두천시 생연동의 빈집을 매입, 쾌적한 환경을 가진 아동돌봄센터로 꾸미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 빈집 정비사업 역시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에 경기도가 빈집 터를 공공활용할 경우 재산세를 감면하는 내용의 제도개선안을 중앙정부와 협의해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빈집을 철거할 경우 재산세가 오히려 늘어 소유자들이 빈집 철거를 꺼리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빈집이 철거되면 건물은 없어지고 빈집 터만 남는다. 그런데 현재 지방세법상 이 토지의 재산세는 주택이었을 때의 1.5배 정도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도가 빈집 철거 비용을 빈집 소유자에 지원해 마을쉼터나 공용주차장 등 공공활용으로 정비하는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도 관계자는 “그간 빈집을 철거하고 공공활용에 동참했던 빈집 소유자들이 사유지를 공익을 위해 활용토록 했음에도 재산세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모순이 발생해 정책 유도에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한다.

정부는 경기도의 건의안을 무시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래야 도심 속 방치 빈집의 철거가 가속화되고 철거 후 빈터의 장기적 공공활용을 촉진된다. 행정안전부는 도의 건의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