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이민정 기자] 정수자 시인이 '제24회 고산문학대상' 시조 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국문학의 비조(鼻祖)’라고 불리는 고산 윤선도 선생의 자주적 문화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1년 전라남도 해남군의 지원으로 제정된 문학상으로, 해남군이 주최하고, 고산문학축전운영위원회와 문예지 열린시학이 공동으로 주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출간된 시집들을 대상으로 시인과 평론가들의 추천을 받아 심사를 실시, 본 심사에 오른 6권의 시조집 가운데 정수자 시인의 ‘인칭이 점점 두려워질 무렵’이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들은 “말의 맛과 멋 혹은 격을 살린 구어적 현장성 속에 내용 서사가 통합되면서 삶의 한 순간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으며, 우리말의 가락을 뛰어나게 사용하고 한자어도 감칠맛 나게 쓴 것이 돋보인다. 사유의 깊이와 상상의 힘을 내장한 웅숭깊은 시 세계와 비유는 물론 언어의 말 부림이 절묘하며 고유어 운용도 감칠맛 나는 독보적 진경을 펼쳐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상자 정수자 시인은 “노를 젓듯, 고산으로 닿는 상을 숙여 받는다. 고산문학의 기림에서 나아가 한국문학의 가슴도 뛰게 하시는 해남의 고산문학대상 관계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시조라 더 아름답기를 꿈꾸다 종종 등짝을 맞는 저의 쓰기를 눈여겨보신 심사위원과 추천시인들께도 큰 감사를 전한다. 그런데 뭔가 또 미진하고 허우룩하니 고산 시조나 가만히 뇌어본다. “落락葉엽이 늣거오니 美미人인이 늘글게고”(「추야조秋夜操」) 곧 떠날 낙엽 따라 조금 더 늙더라도 시가 깊어진다면야 더할 나위 없다고, 서분한 마음을 모아 다시 숙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수자 시인은 1957년에 출생해 1984년 세종숭모제전 전국시조백일장 장원으로 등단했다.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이며 ‘탐하다’, ‘허공 우물’, ‘저녁의 뒷모습’, ‘저물녘 길을 떠나다’ ‘비의 후문’, ‘그을린 입술’, ‘파도의 일과’ ‘세상에 저녁이 오면’ ‘인칭이 점점 두려워질 무렵’ 등의 시집이 있다.
중앙시조대상, 현대불교문학상, 이영도시조문학상, 한국시조대상, 가람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고산 윤선도 선생은 사대주의와 한문문학의 밀림 속에서 순우리말로 순도 높은 서정시를 쓰면서 우리 국어의 아름다움을 갈고 닦아내 주체적 민족문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금은 2000만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11일 고산유적지 땅끝순례문학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