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일보=이민정 기자] 서양화가 차진환 씨의 개인전 ‘착득거(着得去)’가 13일까지 수원시립만석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8일 시작된 이 전시회에서는 ‘나비-노닐다’ 연작과 해바라기 연작을 포함한 작품 25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제일 먼저 만나는 작품은 ‘무소’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말이 생각나는 강인하며 고집스럽다고 생각되는 동물이지만 작가가 화폭에 그려낸 코뿔소는 어딘지 슬픈 느낌이다. 눈매가 작가를 닮았다.
작가가 "저의 자화상"이라고 밝히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해바라기를 그린 작품도 여러 개 눈에 띈다. 피기 시작한 해바라기부터 시들어 죽은 해바라기까지, ‘생로병사’...사람의 일생과 흡사한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를 그린 나비 연작도 발길을 붙잡는다. 나비로 부활한 영혼들이 바다 위로 날아 오르는 장면을 보면 숙연해진다.
“파도가 치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잔이 놓여있고 나비들은 잔 위로 떠 있는 달을 향해 날아간다. 고요하면서도 서정적인 그림들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구성하며 상징과 은유를 내포한다. 파도는 세간의 풍파나 갈등, 고난을 의미하고 잔은 무엇을 담는 그릇으로써 포용을 뜻한다. 나비는 생명이나 성장, 자유, 행복, 사랑을 뜻한다. 초승달에서 반달, 보름달로 변하는 달은 변화와 순환을 의미한다. 네 사물들은 하나의 시처럼 어우러지며 길복을 빈다.”(경기신문 고륜형 기자)
착득거(着得去)는 중국 당나라 때 조주 스님과 엄양 스님의 선문답에서 비롯된 말이다.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 그 경계가 어떠합니까?” 엄양의 질문에 조주는 “방하착(放下着:내려놓거라)”이라고 대답했다.
엄양이 다시 물었다. “한 물건도 가지지 않았는데 무엇을 방하착합니까?"라고 다시 묻자 조주는 ”착득거(着得去:그러면 지고 가거라)“라고 대답했다.
불가에서는 이 말을 ‘지혜를 통해 진리를 깨닫고, 진정한 해방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차진환 작가도 모든 인간사는 일시적이며, 불확실하고 변화무쌍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이런 작은 깨달음도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묘미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