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265)] '한강', 최초의 노벨문학상

정준성 주필

 

엊그제,  스웨덴 한림원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소설가 '한강(53)'이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었다.

한국 작가로는 처음이어서 국내외 놀라움은 컸다. 

특히 아시아 여성으로는 123년 노벨문학상 역사 중 최초여서 더욱 그랬다. 

남녀 통털어서 아시아에서는 역대 5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해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보다 먼저 수상한 것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아시아 출신으로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인도의 시성(詩聖)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913년)다. 시집 ‘기탄잘리(신께 바치는 노래)’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리고 55년만인 1968년 일본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대표작 ‘설국(雪國)’으로, 이어 1994년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가  수상했다. 

그 다음은 중국 출신의 모옌이 2012년 수상하면서 아시아 출신 수상자는 여태까지 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여성으로선 아시아 최초, 역대 수상자로선 18번째 수상자가 돼 의미가 더 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 평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한 "한강은 자기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도 했다. 

소설가  '한강'은 70년생이다. 성장기 문인(文人)의 향내를 흠뻑 맡으며 자랐다. 

아버지가 1968년 등단해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소설집 '새터말 사람들', 시집 '열애일기', '달 긷는 집' 등을 펴낸 유명 문인 한승원이었기 때문이다. 

서울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했다. 

이듬해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한강'은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수많은 시와 소설작품을 발표했다. 

국내 유수 문학상도 휩쓸었다.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등. 

국제적으로도 명성은 다르지 않았다. 2016년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세 작품을 묶은 소설집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다.

 2023년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때문에 잠재적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이처럼 빨리 선정되리라 예상 못했다는게 중론이다.

한강은 죽음과 폭력 등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그가 수상소식을 듣고 "삶의 의미를 탐구한 선배 작가들의 노력과 힘"이 자신의 영감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수상 소식이 한국의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개인의 영광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의 영광임을 실감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