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광교칼럼] 꼴찌에서 가을야구까지 "수원kt위즈 올해도 즐거웠다"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수원 kt 위즈 응원단. (사진=kt 위즈 홈페이지)
수원 kt 위즈 응원단. (사진=kt 위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수원 kt위즈의 가을야구는 준플레이오프 5차전으로 그쳤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5차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4로 패했다.

그러나 수원kt 팬들은 서울 LG 트윈스와의 준PO 5차전에서 패해 플레이 오프 진출이 좌절됐음에도 경기가 끝난 후 집에 가지 않고 경기장 밖에서 "이강철!"을 연호했다. 이강철 감독 뿐 아니라 선수들의 이름과 선수별 응원가를 부르며 오랫동안 장외 축제를 벌였다.

며칠 전 수원kt에 진 어느 팀 관중들이 자신 팀의 감독이름을 외치며 "나가!"라고 항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성숙한 수원kt 위즈 팬들의 모습에 상대팀인 서울 LG 트윈스 팬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 구호를 외치고 응원가를 불러주는 모습도 보였다.

수원kt가 있어서 나도 행복했다. 준PO에서 이기고 PO를 건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비록 준PO에서 가을야구를 끝냈지만, 조금도 아쉽지 않았다.

팬들의 환호와 박수, 찬사를 받을 만했다. 그야말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였다.

올해 수원kt는 ‘마법사군단’이라는 별칭이 더욱 어울렸다. 시즌 초반 꼴찌에서 준PO에 오른 것만으로도 ‘마법’같았다.

더욱 흥미진진한 마법은 5위 싸움부터 시작됐다. 인천 SSG랜더스와 5위 결정전을 치렀는데 이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8회 말 타석에 선 로하스가 3점 홈런을 터트려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어 서울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마법과 같았다. 한차례만 져도 끝나는 백척간두(百尺竿頭)의 경기에서 수원kt는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지금까지 9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열렸다. 그런데 5위가 4위를 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수원kt는 두 번 연거푸 승리, ‘첫 번째 업셋’이란 위업을 달성했다.

준PO 상대는 리그 3위에 오른 서울LG 트윈스였다. 4차전까지 2승2패를 거둔 두 팀은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모두 쏟아냈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느라 이미 체력이 바닥난 수원kt는 5차전을 내주고 시리즈를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올해 수원kt는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투수 소형준이 수술을 받고, 배제성이 입대했으며, 김재윤이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고영표도 팔꿈치 부상으로 선발진에 들지 못했으며, 벤자민과 엄상백이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바람에 선발진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부상 투수들이 회복되면서 이른바 ‘마법의 좀비 야구’가 재가동됐다

그리고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 모든 경기 때마다 총력전을 펼친 끝에 공동 5위에 오르고 준PO까지 오게 됐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이다.

수원 kt 위즈 홈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사진=김우영)
수원 kt 위즈 홈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사진=김우영)

올해 수원 홈 야구장인 kt위즈파크에 열 번은 간 것 같다. 고맙게도 경로할인을 해줘서 산책길에 부담 없이 드나들었다. 서너 번은 입장하지 못했다. 매진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원kt 팬이 많이 늘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원정경기에서도 많은 수원팬들이 원정석을 메운 채 홈팀에 기죽지 않고 소리 높여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수원kt위즈 이강철 감독과 선수들, 그리고 코치진, 구단 관계자 모두 수고 많았다. 그리고 그대들로 인해 올 한해도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