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아침묵상] 내 삶을 이끌어 준 10가지 말씀(72)

김진홍 목사

할머니를 버릴 수 없는 이상 같이 사는 도리 밖에 없었습니다. 

살면서 이야기를 들으니 93세로 아들도 있고 딸도 있다 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마을에 버리다시피 맡겼느냐고 물으니 "내가 자식 농사를 잘못한 거이지요." 그 말만 하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께 치매 끼가 나타났습니다. 마을에서 봉사심이 가장 깊이 있는 자매에게 할머니를 돌보라고 부탁했습니다.

하루는 모두들 밭에 나가고 나 혼자 성경을 보고 있는데 그 할머니가 손에 그릇을 들고 나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아들 같은 목사님, 오뎅 드시라요."

하며 오뎅 그릇을 나에게 주는데 오뎅이 아니라 자신의 대변을 담은 그릇이었습니다. 

나는 질겁을 하여 "할머니, 그거 오뎅이 아니에요. 대변이에요. 날 주세요. 버립시다."

할머니는 그 후 반년 가까이 견디시더니 자리에 누워 일어나지를 못하게 되었습니다. 

숨을 거두기 전에 아들의 연락처를 주었습니다. 

아들에게 할머니의 임종을 알렸더니 갑자기 5 남매가 들이닥쳐 할머니 시신을 붙들고 "엄마, 엄마, 어머니, 어머니" 부르며 통곡하는 것이었습니다. 

두레마을 식구들은 곁에서 보고 화가 나서 "저것들이 쇼하고 있네."

"그렇게 어머니를 생각하면 살았을 때 와 보지 지금 와서 울고불고 야단이야." 하며 할머니 시신을 모시고 가라 했습니다.

그랬더니 병원의 장례식장으로 옮겨 장례를 치르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자식들이란 기를 때 귀한 것이지 자라고 나면 각자 자기 길을 가느라 부모를 남에게 맡기려 드는 세상인심이 야속하다 느껴졌습니다.

두레마을에서 함께 살며 일하는 젊은이 중에 22살의 남자가 있었습니다. 

성품도 온순하고 머리도 명석한데 늘 기가 죽어 있고 사람을 대할 때 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거나 돌린 채 대하곤 하였습니다. 

나는 그런 그가 딱하게 여겨져 둘이서 고추밭으로 나가 밭매기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네는 성품도 좋고 인물도 괜찮고 머리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왜 늘 기가 죽어 있냐?'

나의 물음에 그는 스스럼없이 대답하였습니다."아버지 탓이에요"

그러기에 "무슨 말이냐? 너희 아버지 교감 선생님 말이냐?" 고 물었더니 "그렇습니다." 하기에 "아버지가 어쨌기에 그러니?"

그러자 바로 그가 아버지와 사이에 쌓인 한(恨)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나는 평생에 소원이 아버지께 인정받고 싶은 소원입니다. 아버지는 나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통지표에 지난해보다 성적이 올라갔기에 아버지께 자랑하려 드렸더니 아버지가 통지표를 던져 버리면서 이걸 자랑이라고 하느냐? 야 임마, 반에 10 등에도 못 들어가는 성적이 성적이냐? 하였습니다. 그날 내가 받은 상처는 말로 표현 못합니다."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그가 측은히 여겨져 위로하며 격려하였습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