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268)] 용병(傭兵)과 파병(派兵)

정준성 주필

용병은 고대 시절부터 존재해온 인류가 가진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다. 

함무라비 법전에 용병의 대가에 대해서 규정해 놓았을 정도니 알만하다.

2200년 전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은 40마리의 코끼리와 함께 알프스 산맥을 넘어갈 때 많은 용병을 데려갔다. 

로마제국 본토로 쳐들어가 무려 15년동안 싸웠던 한니발의 군대는 카르타고 출신보다 용병들이 훨씬 많았다.

모두가 기록에 남아있는 역사적 사실들이다. 

교황청의 위병, 프랑스의 외인부대(外人部隊)는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용병의 역사가 유구(有久)함은 물론 '돈'과의 연관성이 깊다.

정치적 이익보다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수천년이 지난 현재까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며 진화를 거듭해 세계 곳곳에서 활동중이다.

이들은 금전적 이익을 위해 군사 활동(용병 · 경비) 및 공작 활동에 참여하는 민간 업체 즉 민간군사기업(PMC)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유사기업들도 왕성히 번식중이다. 미국과 영국, 러시아 등에서 발현한 수백 개의 민간 군사기업이 전 세계 약 50여 개국에서 활동 중이라니 놀랍다.

북한군의 러시아 군대 파견을 놓고 불거진 '용병이냐 파병이냐' 설왕설래가 아직 미정리다. 

하지만 돈을 받고 군대를 보낸 만큼 '용병'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면 지휘관을 동반한 북한 군대조직을 편성, 러시아군에 합류한 것을 볼 때 '파병'론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군은 1인당 얼마를 받고 러시아에 간 것인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면서, 러시아 당국이 외국인 용병에게 지급하는 월급은 2000~2300달러(약 276만~317만원)로 확인되고 있다.

러시아 병사 월급인 20만 루블(288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러시아는 올해 초에만 네팔인 약 1만5000명을 모집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밖에도 스리랑카를 비롯해 소말리아, 쿠바 등 빈곤국을 중심으로 모병 활동을 진행 중이다

최근 파병된 북한군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자는 1만2000명 가량이다.

그렇다고 가정하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20배가 넘는 금액을 손에 쥐는 셈이 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기준 북한의 1인당 GNI(약 159만원)를 월 기준으로 쪼갠 금액(13만5000원)의 23배여서다.

아무튼, 생명을 담보로 돈벌이에 나선다는 것은 비극이다.

남북관계의 경색 속에 북한군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