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갈수록 쌓인다… 폭탄 돌리기 ‘초읽기’

수원지역 부동산시장 침체, 건설업계 최대 위기

‘지방발’ 미분양 사태가 수원지역의 특수 현상과 겹치면서 지역 내 건설업체, 시행사, 하도급업체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미분양아파트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모델하우스의 불만 밝히는 상태다. 여기에 건설 자재의 원자재 값 폭등은 건설업체, 시행사, 하도급업체의 심각한 자금난에 기름을 퍼붓는 격이다.

● ‘청약률 0%’ 아파트단지까지… 미분양 심각

지난달 4일 청약을 마친 장안구 율전동 서희건설의 스타힐스는 1단지 110세대 물량중 단 4세대만 집주인을 찾았다. 2단지는 아예 75세대 전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았다.

서희건설 뿐 아니라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분양에 나선 수원지역 20여 곳의 분양단지에서 청약률이 10%를 넘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청약률 ‘0%’에 가까웠던 아파트단지도 3~4곳에 이른다.

그래서 청약이 끝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수원지역 내 12곳에 이르는 모델하우스가 운영 중이다. 이는 용인이나, 오산, 화성 등에서 사업승인을 받은 10여 곳의 모델하우스를 제외한 수치다.

지난해 말 분양에 나선 망포동 임광 그대가 2·4블럭(총 802세대) 김남훈 팀장은 “지난 4월 미분양 소진이 전체 물량의 40%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주변지역의 아파트 시세가 떨어지는데다 광교신도시 청약 대기자들이 많아 여의치 않다”면서 “특히 정부의 미분양 관련 대책이 미분양을 소진할 수 있는 대책이 되지 못해 당분간은 미분양 사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분양한 조원동 광교산 스위첸(218세대)도 지난 4월 70% 안팎의 분양률을 보인 이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등 대부분의 미분양 아파트 거래가 중단되다시피한 상태다.

4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1996년 2월(13만5천386세대) 이후 12년 1개월 만에 최대치에 도달했던 3월에 비해 1.4%(1천898세대) 감소한 12만9천859세대를 기록했다.

전국 시도별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경기도는 1만8천104세대 중 수원시가 고양시(5천676세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천963세대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이런 수치가 미분양 물량보다 축소해 신고하는 관행을 고려하면 적어도 3천200여세대는 훌쩍 넘길 것으로 예측했다.

미분양에 따른 아파트 가치하락과 분양에도 영향을 미치기 악영향을 미치는 까닭이다.

● 시행사들 자금난 가중 여파 시공사 하도급업체에 악영향

수원지역 부동산정보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역 내 시행사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권 대출을 받아 사업을 진행한 몇 군데의 단지는 불어난 금융이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존 3천여 세대와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이는 하반기 미분양 물량까지 합치면 시장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큰 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지역 내 미분양 물량만 100㎡ 기준으로 분양가 평균을 내봐도 수원지역에 묶여 있는 자금이 1조원을 넘어선다”면서 “자금회전이 안 되면 시행사가 가장 먼저 타격을 입고, 줄이어 시공사나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될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수원지역 미분양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고분양가 문제와 광교신도시 수요층이 집중되면서 대기자들이 많아 미분양 아파트 거래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영통구 S공인 대표는 “올 초부터 떨어진 지역 내 아파트 시세는 현재 분양에 나선 건설업계보다 3.3㎡당 평균 100만~200만원 이상 저렴하다”면서 “망포동만 보더라도 주변에 건설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파트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나오고 있는데 새 아파트라고 해서 비싸게 살 사람이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무구조가 튼실한 시공사는 큰 타격이 없는 반면 자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해 부도 우려가 큰 시행사가 사업 자체를 포기하고, 시공사로 넘겨야 할 처지에 놓인 곳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정부가 지난달 11일 ‘지방 미분양 아파트 종합대책(이하 6·11대책)’을 발표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수원지역에만 총 9천358세대가 분양된다. 건설업계는 지역 내 집값 하락과 과잉공급으로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고 있다.

H건설 한 관계자는 “광교신도시 내 울트라건설 등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한 아파트 분양은 미분양을 피해가기 어려 울 것”이라며 “연차적으로 분양하는 광교, 판교, 후발주자로 나서는 동동탄까지 합세하면 지역 내 건설 불황은 장기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