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지난 10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세계인권선언 76주년 2024년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인권상 기관 표창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인권 보호 및 향상에 이바지한 공로다. 매년 세계인권선언의 날(12월 10일)을 맞아 포상하는 이 상은 우리 사회의 인권 향상을 위해 헌신한 단체 및 개인의 열정과 노력을 기리고 이를 통해 인권 존중 문화 확산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경기도는 ‘인권과 평화로 누구나 존엄한 경기도’를 실현하기 위해 모범적인 인권 행정 모델을 제시하고 인권친화적 행정을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가운데 선감학원 아동 인권 침해 사건에 대처하는 모범적인 인권행정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특히 눈에 들어온다.
수원일보는 지난 8월 7일자 사설 ‘선감학원 어린 넋 달래는 경기도’를 통해 선감학원 아동인권 침해사건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피해자들의 상처 치유와 명예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경기도를 응원했다. 국가폭력으로부터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응원하고 고마움을 표한 바 있다.
선감학원은 안산시 선감동 선감도(단원구 선감로 101-19) 일원에 설치됐었던 소년 강제수용시설이었다. 1942년부터 1982년까지 약 40년간 4700여 명의 소년들이 이곳에 강제로 잡혀왔다. 소년들의 가혹행위를 당했다. 강제노동은 물론이고 시도 때도 없는 구타와 성폭행 등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배고픔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인권은 없었다. 견디다 못해 바다로 뛰어 들어 탈출하려 했지만 바닷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거나 다시 잡혀와 더 심한 처벌을 받았다. 가혹행위나, 물살에 휩쓸려 숨진 시신은 선감학원 인근에 암매장 됐다.
사망자 수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선감학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5년 당시 부좌현 국회의원(안산단원을)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선감학원 사건 진상조사를 요구한 뒤부터다. 2020년 12월 10일엔 166명의 선감학원 피해자들이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 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진실화해위도 선감학원 진실을 규명하라고 결정했다.
진실화해위는 선감학원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아동인권침해’로 결론지었다. 경기도와 국가를 대상으로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에 대한 지원대책 마련, 희생자 유해 발굴 등을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김동연 지사는 2022년 10월 20일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피해자 생활지원’, ‘피해자 트라우마 해소 및 의료서비스 지원’, ‘묘역 정비와 희생자 추모 및 기념사업’ 등 지원 방안도 약속했다. 그 약속은 지켜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차원의 사과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하기로 했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비상계엄사태로 자리에서 내려오는 등 정국이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정부는 피해자들이 더 이상 실망하지 않도록 지체 없이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 현 사태를 핑계 대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