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동의 視角] 슬프고 참담한 마음으로 청룡의 해를 돌아본다

대표이사 / 한국지역인터넷신문협의회장

 

연말이 되면 희비가 교차했던 순간순간을 떠올리며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보름 남은 이 시점 여느해보다 만감이 교차한다. 참담함이 크고 슬픔도 깊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분노와 좌절을 안겨주면서 끝내 국회에서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됨으로써 나라를  혼돈속에 빠뜨려서다.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고 무능한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고 무도하게 만든다)함이 극에 달한 형국이라 미래도 안보인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8년 전의 모습에서 진일보한 '집회 민주주의'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선정된 교수들의 사자성어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생각나게 한다. 

"무릇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 선현들의 경구(警句)가 현실이 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도 함께 해본다. 

최고 권력자를 포함한 일부 위정자들의 '도량발호(跳梁跋扈: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가 도를 넘어 더욱 그렇다.  

여기엔 국민이 뽑아준 여야 정치인도 포함됨은 물론이다. 

도량발호는 국내 지성을 대표한다는 교수들이 "삐뚤어진 권력자는 권력의 취기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지적하며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경구다. 

교수들은 이어 2위로 '후안무치'(厚顔無恥)를 꼽았다. 

온갖 죄명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야당의 유력 정치인들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돼 현시국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정치 상황속 국민들의 삶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골도 더 깊어지고 회복은 아예 기대 난망이다. 

국민경제는 더 피폐해져 서민들은 매일매일 ‘구복지루(口腹之累: 먹고살 것을 걱정한다)' 형국이다.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히고 도를 행하지 않음으로 비롯된 일들이다. 

나라가 혼돈에 빠지고 국민의 자괴심이 커지는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시간은 가고 있다. 그리고 탄핵 정국이 지나면 또다시 새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선택의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정치인들이 탄핵을 외치며 분주히 움직인 것도 이같은 연유일 게다. 

그러나 국민의 혼돈은 또 여기서 시작되니 답답함이 더한다.

나라를 맡길 새로운 인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군주민수(君舟民水)’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는 지도자가 없다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청룡의 해를 더욱 슬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