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반물(三般物)' 불교에서 말하는 세상에 없는 것 세가지다.
'그늘이 지지 않는 땅' '메아리가 울리지 않는 산골' '뿌리가 없는 나무'를 일컫는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이 세상에 없는 세가지'를 꼽으라면 무엇을 꼽을까?
개인마다 모두 틀리겠지만, 시중에 회자되는 다음 세가지를 보면 연말을 맞아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공짜' '정답' '비밀'이 그것이다.
이 세가지는 일상에서 우리가 자주 접하는 개념이지만 결국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일상에서 우리는 없는 세가지를 찾고, 있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어서다.
'세상에 없는 세가지'는 일본 반도체 세라믹 회사 교세라의 창업주로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명언이기도 하다.
2년전 작고한 이나모리는 우장춘 박사의 사위이면서 박지성이 뛰었던 교토퍼플상가의 구단주로 우리와도 친숙하다.
그는 15년전 펴낸 '왜 일하는가'라는 책에서 ‘80년 살며 깨달은 인생 7가지 지혜’ 가운데 하나로 ‘세 가지 없는 것’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몇년 전부터 인터넷에 회자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그중 '공짜는 없다'란 말은 흔히 듣는 금언이다.
세상에는 공짜로 얻어지는 귀중한 가치는 없다는 의미다.
그 속에는 상호 인정과 배려도 포함된다. 우리가 베푸는 선행에도 적용된다.
기부와 헌신이 대표적이다. 어떤 형태로든 다시 베푼 사람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것을 행복이라 이야기 하기도 한다.
살아가는데 정답이 없음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런데도 정답을 찾아 헤메는 것 또한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정답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창조되는 것으로 내 안에서 정답을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너만 알고 있어'로 대변되는 '비밀' 또한 세상에 없다.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어서다.
"세 사람이 가진 비밀은 두 사람이 죽어야 지켜진다"라는 말도 그래서 생겼지만.
무엇이든 들통이 나게 돼 있다고 해서 정도(正道)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 없는 '비밀'을 감추기 위해 노미장두(露尾藏头), 즉 꼬리가 드러난 채 머리만 숨기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차고 넘친다.
특히 불의한 '비밀'에 기대면 당사자와 공동체가 함께 무너지는데도 감추려 안간힘을 쓴다.
탄핵정국 속 연말이다.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이 세상에 없는 세가지'를 찾아 헤멘 한해가 아니었나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