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보통의 하루’... 줄여서 '아보하'.
2025년 새해 트랜드 키워드중 하나다.
세상이 '하 어수선' 하니 그저 무탈하고 안온한 보통의 하루를 누리려는 시대의 생각이다.
무한 경쟁의 현실에 좌절하고 실망하는 마음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여서 역설적이다.
오래 전 우리 선조들이 추구해온 안빈낙도(安貧樂道)와도 상통해 더 그렇다.
공자는 일찍이 논어에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설파했다.
“나물밥에 물을 마시고 팔을 베고 눕더라도 즐거움이 또한 그 속에 있으니(飯疏食飮水 빈소사음수, 曲肱而枕之 곡괭이침지, 樂亦在其中矣 낙역재가중의)...."
물질적 풍요 조건보다 정신적 삶의 가치를 중시하는 철학적 의미의 교훈이어서 지금도 회자된다.
세월이 적잖이 지났지만 접할 때마다 우리의 잃어버리기 쉬운 내면의 평화와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해서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자신의 삶에서 이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다.
물질적 소유를 줄이고, 진정으로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삶도 그중 하나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대신 자연과의 조화, 내면의 성장, 그리고 인간관계를 더 중시하는 삶도 마찬가지다.
'아보하'는 여기에 더해 그 동안 보통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잊고 살아온 시절의 반성이 함축돼 있어 의미가 크다.
어느 순간에 평온했던 하루가 무너지고, 이유 없는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 예측할 수 없는 재난과 사고의 연속.
언제 어디서 위협이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의심케하는 사건 등등.
오늘 하루 무사히 넘어간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그러니 오늘에 감사와 내일이 오늘 같기를 바라는 마음이 안 생기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무언가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평범한 하루는 어쩌면 가장 평온한 안전지대인지 모른다.
'안분지족(安分知足: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알고 넘치는 욕심을 내지 않으며 자신이 처한 처지를 파악하여 만족하며 살아간다)'
탄핵 정국속 '아보하'를 접하는 2025년 새해, 선현들의 가르침이 더욱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