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죽했으면...” '악성민원대응 전문관' 채용한 수원시

수원특례시가 ‘악성민원대응 전문관’을 채용했다고 한다. 악성민원에 시달려온 공무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가운데 하나다. 수원시는 전국 최초로 임용된 악성민원대응 전문관이 악성민원인의 폭언·폭행으로부터 공무원들을 보호하고, 법적 대응이 필요할 때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해 민원실과 불법행위 단속과 현장 방문 상담 등을 하는 대민업무 수행 부서에도 녹음기능이 있는 공무원증 케이스와 명찰형 웨어러블캠 등 휴대용 보호장비를 제공 확대 지급했다. 아울러 통합민원팀 공직자와 베테랑팀장 등 11명으로 ‘악성민원 신속대응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또 시청 혁신민원과·복지여성국 전체 부서, 각 구청 종합민원과 등의 모든 행정전화 통화 내용을 자동 녹음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20분 이상 민원 전화나 면담이 이어질 경우 이를 종료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했다.

지난해 3월 김포시에 근무하는 공무원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악성민원인이 인터넷 카페에 이 공무원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민원 폭탄'을 종용했는데 이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 300여 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접수된 '악성 민원'은 2700건이 넘었다. 같은 사안에 대해 반복적인 민원 제기가 가장 많았고 폭언이나 폭행, 개인 신상 폭로 등도 적지 않았다. 공무상 자살 사망자는 2018년 78명에서 2022년 109명으로 늘었다.

오죽하면 지난 해 8월 1일 대구시 달서구 공무원 중 약 46%에 달하는 공무원 600여명이 검은 옷을 입고 달서구청 앞에서 ‘악성민원 대응 실효적인 대책마련 촉구 및 규탄 집회’란 맞불집회를 열고 정부와 달서구청에 해결책을 촉구했을까. 당시 달서구청 앞에서는 7개월 넘게 소음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폭행과 폭언 등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악성 민원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들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행정안전부는 민원처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했다. 공무원이 악성 민원에서 자유로워야 시민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민원 전화는 상시 녹음이 가능해졌고, 폭언 시 녹음 고지 절차가 생략됐다. 정당한 사유 없이 장시간 이어지는 민원은 종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시가 악성민원 대응 전문관을 채용한 것은 잘한 일이다. 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이로 인해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게 되고 시민들에게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