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해는 ‘영화역’ 복원에도 힘을 쏟자

‘화성성역의궤’에 수록된 ‘영화역도’.
‘화성성역의궤’에 수록된 ‘영화역도’.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수원지역 어느 후보가 ‘영화역(迎華驛)복원’을 공약했다. 수원시의 역사문화관광 자원개발을 위해 영화역 복원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원시가 역사문화관광 도시로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영화역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옳은 말이다.

수원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과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행궁인 화성행궁이라는 훌륭한 역사·문화 콘텐츠를 갖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통관광자원이 지속적으로 확보된다면 더욱 많은 관광객이 수원을 찾고 지역경제 또한 활성화될 것이다.

영화역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영화역의 ‘영화(迎華)’는 ‘화성에서 맞이하다’는 뜻으로 정조가 직접 지었다. 새로운 도시 수원화성을 만든 정조는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역관(驛館)인 양재역(良才驛)을 수원으로 이전, 영화역이라 이름 했다. 신도시 수원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경제 활성화 정책 가운데 하나다.

‘화성성역의궤’는 '영화역(迎華驛)은 장안문 바깥 길 동쪽 1리쯤에 있다...(중략)..경기 양재도(良才道) 역을 이곳에 옮겨 처음 설치하고, 우선 역에 속한 말과 집을 이사시켰다. 이어서 역관의 건물을 세우고 역의 이름을 영화(迎華)로 바꾸도록 명령했다...(중략)...몇 개월 사이에 새로 모여든 집이 즐비해 취락을 이룬 것이 마치 하나의 작은 현과 비슷했다’라고 기록해 정조의 예상대로 지역활성화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역관은 국가의 명령과 군사상황·공문서 전달은 물론 외국 사신의 영송(迎送)과 접대, 공공물자의 운송, 숙박의 기능을 수행했다. 수원에 설치된 영화역은 한양에서 영남·호남으로 가는 좌로(左路: 한양-양재-용인-양지-죽산-충주-상주-대구)와 우로(右路: 한양-과천-수원-진위-공주-전주)를 총괄하는 것이다. 이 역은 1896년 사라질 때까지 수원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영화역의 위치는 밝혀지지 않았다. 문화재실측설계 기술자인 (사)화성연구회 김관수 부이사장(여유당건축사사무소 대표)은 “영화역은 미 복원시설 중 수원시민들의 관심과 복원에 대한 열의가 넘치는 시설이지만, 연구에 대한 투자는 미미하여 아직도 위치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지적한다.

영화동 주민들과 거북시장상인회는 2010년부터 고유제를 지내면서 영화역 복원을 염원해 왔고 (사)화성연구회원들도 꾸준히 각종 매체를 통해 복원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지난 2023년 5월 14일엔 (사)화성연구회(이사장 최호운)와 거북시장상인회(회장 정용진)가 수원화성 영화역 복원운동 협약식을 갖기도 했다. 수원시도 ‘영화역 복원을 위한 용역’을 시행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했다. 앞으로 더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영화역은 조선시대 정조를 포함한 임금과 관료들이 거쳐 갔던 교통의 요충이다. 게다가 ‘뒤에 군대제도를 정하여 북쪽 성 밖의 척후장을 겸하게 했다’는 ‘화성성역의궤’기록처럼 중요한 군사시설이기도 했다. 수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사·문화적 자산이므로 복원돼야 마땅하다. 인접한 거북시장, 화성, 행궁 등과 연계한 콘텐츠도 개발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화성행궁 복원이 완료됐고, 그 이전에 성신사도 중건됐다. 이제 영화역과 정조 당시의 관청이었던 이아(貳衙), 성안 연못인 남·북·동지 등만 복원된다면 수원 화성의 옛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정확한 위치, 건물의 자세한 형태 등 연구에도 힘을 쏟아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