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동의 視角] 절망과 부끄러움 속에서 맞는 106주년 3.1절
106년전 전국에서 독립만세 소리가 울려퍼진 그날이다.
오랜 억압과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자존심과 자유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던 함성이 다시 들리는 듯하다.
동시에 선열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 감격이 되살아나 가슴이 벅차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엔 절망과 부끄러움도 상존한다.
우리 사회의 내부적 분열과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서다.
3.1절인 오늘도 국민이 혼연일체된 그날의 함성은 간 곳 없고 진영논리에 갈린 보수와 진보의 목소리가 이 땅을 덮고 있다.
그것도 통일된 대한민국 땅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더욱 가슴이 아프다.
하기야 해방 후 오늘날까지 대한민국 국민들이 하나로 뭉친 때가 없었음을 감안하면 그리 통탄할 일도 아니다.
그러나 역시 상실감이 큰 것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서 일게다.
올해는 기념식조차 초라해 더하다.
기념식을 개최하는 이유는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고 애국정신을 본받아 이를 실천하고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역사의 현장 또는 기념식장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했다.
추구하는 생각 차이로 갈려 의미 있는 날에 서로를 멸시하며 뭉치고 있다.
마치 독행기시(獨行其是 : 다른 사람의 의견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처신한다) 형태로 말이다.
그것도 유고나 다름 없는 대통령을 중심에 두고 벌어지고 있다.
어목혼주(魚目混珠 ; 무엇이 물고기 눈인지 무엇이 진주인지 분간조차 어렵다)가 따로없다.
타는 국민들의 마음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불교 경전에 나오는 공명조(共命鳥}라는 새가 있다. 히말리야 어디엔가 산다는 머리 가 둘 달린 새다. 공유하는 ‘운명공동체’를 뜻한다.
‘두 머리’ 중 한 머리가 몸에 좋은 열매를 챙겨 먹자 다른 한 머리가 질투를 느껴 독과(毒果)를 몰래 먹었고, 결국 모두 죽게 됐다고 해서다.
‘공명지조(共命之鳥)’라 했다. 서로를 이기려고, 자신만 살려고 버둥대는 작금의 시국을 보는 것같아 안타깝다.
국민 모두가 3.1절을 맞아 106년 전의 공동외침을 다시금 떠올리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