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랜만에 봄 같았던 봄날, 수원 장안구 조원동 kt위즈파크에서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개막경기가 열렸다.
미처 예매를 하지 못했던지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경기시작 두 시간 전에 도착해 현장 입장권을 구입하려고 했으나 그마저 매진된 터여서 터덜터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보도를 보니 개막전이 열린 모든 경기장에서 입장권이 매진됐다고 한다.
수원 kt위즈파크(kt wiz-한화 이글스)에 1만8700명이 입장한 것을 비롯,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KIA 타이거스-NC 다이노스) 2만500명, 잠실구장(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 2만3750명, 인천 SSG랜더스필드(SSG 랜더스-두산 베어스) 2만3000명,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삼성 라이온즈-키움 히어로즈) 2만4000명이 들어왔다고 한다.
입장권 사기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있단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포토샵 등으로 작업한 가짜 스마트 입장권을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산 뒤 경기장을 찾았다가 사기당한 사실을 알게 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나온 김에 화성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바람은 조금 불지만 화창한 봄날에 일찍 집에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장안문에서 화서문으로 갔다가 팔달산 성곽을 따라 걸었다. 산에서 내려다보니 성안 행궁동이 자동차와 사람으로 가득하다.
성벽위에도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걷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놀랍게도 절반은 외국인들이다. 참 신기했다. 20년 전만 해도 성위에서 외국인 관광객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드라마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수원시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겠지만 ‘대장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선재업고 뛰어’ 등 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드라마들의 촬영장이 수원이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아울러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고 화성행궁이 복원된 것도 관광객 유치에 큰 기여를 한 것이 분명하다.
새삼 세계유산등재와 화성행궁 복원에 혼신을 힘을 기울인 고 심재덕 수원시장의 혜안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나 역시 화성행궁 복원에 나름 일조를 했던지라 내심 뿌듯한 마음이 든다.
봄 햇살을 받아 성 안팎 곳곳에 산수유와 수선화, 청매, 홍매, 제비꽃, 그리고 이름을 알지 못하는 작고 예쁜 꽃들이 피었다.
성벽 아래 작은 꽃집엔 봄꽃을 사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동쪽과 북쪽 성 밖엔 산책 나왔다가 쑥, 냉이, 고들빼기 등 봄나물을 캐는 여인네들도 가끔 눈에 띈다.
피크닉명소로 알려진 용연 잔디밭엔 인근 피크닉용품점에서 빌려온 깔개며 탁자, 장식용품을 늘어놓고 망중한을 즐기는 소풍객들의 모습이 정겹다.
밑반찬 몇 가지를 사기위해 수원천을 따라 다시 팔달문 시장으로 내려왔다. 시장에도 사람들이 가득하다. 통닭거리엔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긴 줄이 이어져 있다. 평소 장사가 잘 안 된다는 하소연이 입에 붙은 한 작은 식당 주인 입가에도 웃음이 묻어있다.
거참 이상도 하다. 왜 남이 잘되는데 내 배가 부른 것일까? 환갑이 지나면서 이런 마음이 생겼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말은 이제 내게 해당되지 않는 것일까?
봄날 두어 시간 걷고 나니 몸이 나른해진다. 낮잠 한 숨 자려는데 두 군데서 전화가 온다. 뒷얘기는 쓰지 않겠다. 아직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자랑만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