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 시인 세 번째 시집 ‘버리지 않아도 떠나는 것들의 기억’ 출간

26일 출판기념회 열려...김우영·이경열··최영선·김준기·이강석·홍문숙·이종구 시인 시 낭독
시집 ‘버리지 않아도 떠나는 것들의 기억’ 출판기념회에서 이광호 시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우영)
시집 ‘버리지 않아도 떠나는 것들의 기억’ 출판기념회에서 이광호 시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우영)

[수원일보=이민정 기자] 70세가 되도록 문단에 얼굴을 내밀지 않고 오로지 고향의 수원시인협회 회원으로만 활동하는 이광호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버리지 않아도 떠나는 것들의 기억’을 출판했다. (도서출판 돋을, 190쪽, 값 1만4000원)

김준기 시인이 최근 차린 도서출판 돋을의 첫 번째 기획 시선이기도 한 이 시집에는 ‘삼거리집’을 비롯 93편의 시와, 작가의 말, 김미연 씨의 서평 ‘길을 찾아 떠나는 길’이 수록돼 있다.

 

수양버들 늘어져

제 그림자 낚는 수원천

 

돌계단 석축

타고 내려

징검다리 서너 발 내딛으면

마주 닿는 개울 건너

 

해 지면 꽃 피는

연분홍 길가

 

자전거에 실려 온 옛 노래

돼지비계처럼

구공탄 위 익어갈 때,

 

젓가락 장단

들먹이던 어깨

흐느끼다

 

설운 놈끼리 다투고 마는

 

아직도

숙취 가시지 않는

삼거리 주막,

 

옛 이름 부르면

아득한 이제

 

화홍루(華虹樓) 감돌던 물안개

꿈길로만 다녀간다.

-시 ‘삼거리 집’ 전문

 

이 시에 나타난 ‘삼거리 집’은 수원사(수원포교당) 절집 남쪽담장 모퉁이와 마주했던 대폿집이다.

좁은 길을 건너면 수원천이 있고 또 그 옆엔 불교 사찰이 있는 삼거리 집에서 돼지비계를 안주로 술을 마시고, 젓가락 장단에 맞춰 유행가를 부르다가 취해서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그곳을 추억하며 꿈길에 다녀가는 시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김준기 시인은 “이번 시집에는 그 떠나는 것들을 기억하려는 ‘안부대신 전하는/해묵은 통증’들을 ‘꽃이라 부르’는 안타까움이 시집 속의 모든 시를 관통”하고 있으며 “비단 이승에서만이 아니라 전생의 업으로 현생의 삶을 담당하고 또 그 길에서 닦은 덕으로 내세의 길을 연다고 하지만 그 경계에는 떠나감이 있다. 이광호의 시는 그 경계에서 벌이는 치열한 내면의 싸움”이라고 평했다.

저자는 그동안 시집 ‘자전거를 타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와, ‘유교 인문학 강좌’(공저) 등 저서를 펴낸 바 있다.

경희대와 한양대 대학원, 동국대 대학원에서 건축공학과, 경영학(석사), 불교사회복지(석사)공부를 했으며 현재 종묘제례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광호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버리지 않아도 떠나는 것들의 기억’. (사진=도서출판 돋을 제공)
이광호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버리지 않아도 떠나는 것들의 기억’. (사진=도서출판 돋을 제공)

한편 시집 ‘버리지 않아도 떠나는 것들의 기억’ 출판기념회는 26일 오후 행궁동의 음식점 먹을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임병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한국시학 발행인), 김준기 수원시인협회 회장을 비롯, 이경열·김우영·최영선·이강석·홍문숙·이종구 시인 등 문인과 각계에서 활동하는 이광호 시인의 이웃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광호 시인은 “오늘 시집 출판을 구실로 전화를 걸면 응답하는 당신들과 함께 이 순간을 공유하고 싶었다”면서 “아직도 마음은 수원천 길을 걷고 팔달산 오르내리는 어린아이가 가슴속을 달음박질 하는데 어느새 칠십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받지 않는 전화가 더 늘어나기 전에 ‘버리지 않아도 떠나가는 그 모두’를 잠시 불러 멈추고 온기 가득한 지상의 시간에 우리를 잠시 정박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