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광교칼럼] 30년 전 ‘수원시 차고지증명제’ 시도한 시장이 있었다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주말 날씨는 화창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수원으로 몰렸다. 특히 성안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팔달산과 화성성벽 높은 곳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니 주차장마다 자동차들이 그득하다.

중심도로나 골목길도 주차장이나 다름없이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 성 안팎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처럼 보였다.

수원 뿐 아니다. 우리나라 도심의 주차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고질적이다.

주차난은 불법 주·정차 문제로 이어지고 차량흐름을 방해해 교통체증을 가중시킨다.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행궁동 장안주차장.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행궁동 장안주차장. (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이에 각 지방정부들은 주차환경개선사업 등을 통해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주차 공간 부족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문제해결이 쉽지는 않다. 특히 수원시의 경우 주차장 공급의 한계와 주차수급 불균형 등 주차공간 부족문제가 커다란 고민거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에 수원시청과 각 구청 등 행정기관의 주차장을 무료 개방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도 있다. 수원시의 '새빛톡톡'이란 시정참여 플랫폼에 시청과 구청 등 행정기관의 주차장을 무료로 전환해 개방해야 한다는 제안이 올라왔다.

관공서의 주차장을 무료 개방이 시민들의 주차공간 부족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는 조금 다른 목소리도 있다. 업무시간 외 무료 개방은 생각해볼만 하겠지만 장기주차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더 혼잡해질 것이라는 걱정이다.

이로 인해 민원인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이며 보안문제도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로 수원시는 근무시간 외에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장기주차 등 문제와 청사 보안 등 애로사항이 드러났다. 이후 유료로 전환했으며 지금까지 주차장 무료 개방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수원시 등록 자동차 수는 총 57만5769대다. 현재 수원시에 54만 세대, 123만 명이 살고 있다. 세대 당 1대 이상의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관내 민간위탁 주차장의 경우 5개소 총 727면, 공영주차장 48개소 총 8635면 밖에 없다. 주차공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7년 2월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차고지 증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차를 사거나 차 명의를 이전할 때 또는 주소를 바꿀 때 차고지를 확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차고지는 주소지 반경 2㎞(기존 1㎞) 안에 있어야 한다.

만약 차고지가 없다면 연간 약 50만원을 내고 공영·민영 주차장 주차면이라도 임대해야 한다.

그러나 ‘도민 기본권 제약’이란 비판을 받아왔고 편법 사례까지 등장하자 19일부터 경·소형차와 중형 이상 제1종 저공해차(전기·수소차), 배기량 1600㏄ 미만 차량(준중형)은 차고지 증명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개정된 차고지 증명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1996년, 지금은 고인이 된 심재덕 당시 수원시장도 과감하게 ‘수원시 차고지증명제’를 추진하려고 했다. 조례도 시의회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자동차 산업 위축을 우려한 경기도의 저지와 대법원의 판결로 무효화됐다. 안타까운 일이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차고지증명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1962년에 이미 차고지 증명제를 도입했다. 물론 반발에 부딪혔지만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강력한 추진으로 정착에 성공했다.

수원시는 차선의 방법으로 ‘주차공유사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학교, 종교시설 등 민간·공공 주차장을 주민에게 개방하는 것이다. 주차공유사업에 참여하는 공공기관, 학교, 종교시설, 대형상가, 공동주택 등의 민간·공공 기관이 무료로 주차장을 개방하면 주차장 운영을 위한 시설개선을 지원받을 수 있다.

1개소에 최대 1억원(개방 1면당 100만원)을, 시설개선 이후 유지관리비로 1개소 당 1년에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한다. 옥외보안등과 CCTV 등 방범 시설 설치, 주차장 내 주차면 도색, 아스콘 포장, 시설 보수, 안내판과 표지판 설치, 주차편의시설 보수 등 시설개선도 지원한다.

주차공유사업은 주차난을 해소하고 공영주차장 조성사업비용을 절감하고 할 수 있는 정책이다. 보다 많은 민간·공공 기관이 주차공유사업에 참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