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평화기념관(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이 21일 개관했다. 주한미군이 반세기 넘게 운영했던 일명 ‘쿠니사격장’이 주민들의 끈질긴 싸움으로 폐쇄된 지 20년 만의 일이다. 매향리 쿠니사격장은 지난 1951년에 만들어져 미군의 폭격·사격 훈련장으로 50여 년 간 사용됐다. 미군의 오폭으로 인해 2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폭발의 진동으로 집에 금이 갔다. 굉음으로 인해 가축들은 유산했으며 주민들 역시 난청, 정신건강 이상 등 피해가 컸다.
마을 주민들은 폭격 중단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당시 주민들을 이끌었던 전만규 전 매향리 주민대책위원장은 매향리평화기념관 개관식장에서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나, 내 자식들 4대가 이 끔찍한 전쟁의 공습을 방불케 하는 고통을 겪었다. 그래서 이 고통을 이제 끊어내자”며 싸움에 나섰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전 씨를 비롯한 주민들의 지속적이고 거센 항거로 미군 사격·폭격장은 폐쇄돼 반환됐고 매향리는 이제 평화·생태의 공간이 됐다. 그리고 평화기념관도 세워졌다. 화성시는 매향리평화기념관을 '경기 남부 최대의 평화 성지'로 운영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기념관은 건축적 가치만으로도 관심을 끈다.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Mario Botta)와 국내 HnSa건축사사무소가 공동 설계했다. 마리오 보타의 설계는 ‘영혼이 담긴 건축’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삼성미술관 리움, 남양성모성지 성모마리아 대성당, 강남교보타워도 그의 작품이다.
매향리평화기념관 1층 어린이체험실에서는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매향리의 이야기를 접하고 평화의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관련기사:수원일보 22일자 ‘경기 남부 최대 평화 성지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 21일 정식 개관’) 2층 상설 전시실엔 쿠니사격장의 설치부터 폐쇄까지의 과정, 주민들의 투쟁을 담은 기록을 볼 수 있다.
화성시는 앞으로 매향리평화기념관을 ‘화성 서남부 핵심 문화복합시설’이자 ‘경기 남부 최대 평화의 성지’로 가꾸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다. 매향리평화기념관이 개관함으로써 화성시에는 남양성모성지와 용주사·융건릉, 당성, 제암리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등에 이은 역사적 명소가 또 하나 생겼다.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매향리평화기념관을 방문, 평화의 중요성을 깊이 느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