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293)] '콘클라베(Conclave)'

정준성 주필

 

교황을 선출하는 비밀투표  '콘클라베(Conclave)'.  

라틴어의 cum(함께), clavis(열쇠)의 합성어인 '쿰 클라비'(cum clavis)에서 유래한 말이다. 

'열쇠로 잠근 방'을 의미한다.

이런 명칭에 걸맞게 콘클라베는 비밀 엄수가 철칙이다.

콘클라베가 교황선출 방식으로 정립된 것은 1271년 그레고리오 10세 때로 알려지고 있다. 

로마제국시대부터 내부의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에 의해 선출됐다.

그리고 지금과 사뭇 다른 방식 두 가지가 더 있었다고 한다.

추기경들이 새로운 교황이 될 사람의 이름을 만장일치로 동시에 불렀을 때 교황으로 선출한 것이 그 중 하나다.

이를 '발성'에 의한 결정이라고 하는데 1621년에 선출된 그레고리오 15세가 해당된다.

추기경 중에서 선거위원회를 골라내 선출을 주도하는 방법도 시행했다. 

1316년에 선출된 요한 22세가 이렇게 선출된 마지막 교황이다.

지금은 두 가지 방법을 정식으로 폐지하고 투표만으로 결정한다.

통상 교황 사후 15일 이후에 행해지는 선거 투표권은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에게 주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누구나 교황이 될 수 있다. 별도 후보 등록 절차가 없어 더 그렇다.

원칙적으론 세례받은 남성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교황이 될 수 있지만, 추기경단이 곧 후보단인 셈이다.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추기경이 전원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라는 점이 일반 선거와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들은 시스티나 경당(經堂·작은 예배소)에 모여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무기명 투표를 반복한다. 

상위 득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결선투표가 없다. 재투표를 할 때도 135명 전원이 다시 후보가 된다.

그런 만큼 예측은 불가능에 가깝다. 

전 세계에서 온 추기경들은 출신이나 가치관에 대해 서로 잘 알지 못하고 언어도 다르기 때문에 더하다.

콘클라베는 투표 결과를 알리는 독특한 방식으로도 유명하다.

하루에 두 번, 굴뚝에 투표용지를 태워 연기를 피우는 방식으로 투표 결과를 알리는 것이다.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면 검은색 연기, 선출됐다면 흰 연기를 피운다.

1903년 콘클라베에서 시작된 이 같은 방식은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해왔다. 

검은색과 흰색의 중간인 회색빛의 연기가 가끔 발생해서다. 

투표용지를 태우는 방식이 연기 색깔을 바꾸는 오류로 혼선이 빚어진 탓이다.

1958년 콘클라베를 계기로 아예 화학 물질을 사용해 연기 색깔을 또렷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1978년 요한 바오로 2세 선출 당시 또다시 혼선이 빚어지자 교황 선출을 알리는 종도 같이 치도록 보완했다. 

2013년 콘클라베부터는 아예 화학물질을 태워 연기의 색을 보다 명확하게 했다.

검은 연기는 과염소산칼륨, 안트라센, 황을 배합한 걸 태우고 흰 연기는 염소산칼륨, 젖당, 송진을 태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기를 뿜는 데에는 난로 2대가 사용된다. 

투표용지를 태우는 난로와 연기의 '색깔 제조'를 담당하는 난로다. 

이들 두 대의 난로에서 나온 연기는 하나의 관에서 합쳐져 성당 굴뚝으로 나오게 된다.

이 또한 합의가 될 때 가능한 일이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기경단은 시스티나 성당 밖으로 나올 수 없다.

무기한 투표도 반복 진행해야 한다. 

1271년 그레고리오 10세 선출시 3년이 걸렸지만 보통 지난 3~4일내 결론이 난다.

지난 100년 동안 열린 일곱 차례 콘클라베는 모두 4일 안에 교황이 선출됐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으로 새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투표 콘클라베가 5월 초순 열린다.

5월 5일부터 10일 사이가 유력하다.

그런 가운데 한국인 유흥식 추기경이 차기 교황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고 해서 관심이다.

유 추기경은 역대 네 번째 한국인 추기경이다.

지난해 6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돼 화제가 됐다.

평화가 실종된 암울한 대한민국의 현실속 '희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