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이 사라져서 회의조차 열리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 즉 없어도 그만인 ‘식물위원회’는 우리나라에 널려 있다. 그래서 ‘위원회 공화국’이란 비아냥도 나온다. 선거를 도운 측근들을 끼워 넣는 등 자신들의 정책에 동조할 수 있는 인사들로만 구성하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지난해 이호동 경기도의원(국민의힘, 수원시 제8선거구)이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와 도교육청 내 각종 위원회의 상당수가 있으나마나한 상태였다. 2023년엔 도 소속 위원회 249개 중 41개(16.47%)에서 회의 개최에 따른 회의·심사수당이 집행되지 않았다. 도교육청 소속 위원회 136개 중 35개(25.74%)에서도 회의·심사수당 집행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의원은 도와 도교육청 위원회를 합하면 약 20%가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원시에서도 위원회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은경 의원(더불어민주당, 세류1·2·3·권선1)이 수원시 각종 위원회의 출석률 저조와 전문성 부족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김 의원은 25일 열린 수원특례시의회 제39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위원회 운영 제반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위원회의 역할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 참여와 전문성을 반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김 의원은 현재 일부 위원회가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저조한 참여율도 지적했다. 당연직과 위촉직 위원 모두 회의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그 이유를 ‘일부 위원들의 전문성 부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위원으로 위촉되긴 했지만 해당 분야의 지식도 부족하고 관심과 의욕도 없다는 뜻이다. “위원회가 관 주도로 운영되며 외부 위원이 단순히 ‘거수기’ 역할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이는 예산 낭비와 실효성 없는 결과물로 이어져 시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김 의원의 지적을 수원시는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위원 임기 단축 △위원 활동 실적·역량 평가제 도입, 주기적 공개 △위촉 기준 강화 및 전문성 검증 절차 마련 등 김 의원의 제도개선 방안을 수렴하고 이 눈치 저 눈치 볼 것 없이 과감하게 정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