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치매환자 100만 명 시대, 사회 전체가 함께 나서 해결할 문제
지난 2011년 2월 개봉한 만화가 강풀 원작, 추창민 감독의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노인문제, 특히 치매문제를 다뤘다. 슬프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준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영화는 사실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내 가족, 내 이웃, 그리고 어쩌면 머지않을 미래의 내 모습일 수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수는 100만 명(2023년 기준)이나 된다. 노인 10명 중 한 명 꼴(10%)로 치매를 앓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39년 200만 명, 2050년 302만 명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인구 100명당 치매 환자 수)이 2040년 12.7%, 2050년 16.1%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치매환자들은 인지·대처 능력이 크게 저하되기 때문에 사고를 당하기 쉽다. 치매증상으로 한 해 평균 1만 명 이상이 실종되고 있다고 한다. 2016년 3월~2023년 6월 사이 761명이 실종상태에서 배회도중 목숨을 잃었다.
치매라는 질병은 환자를 힘들게 하지만 특히 그 가족들에겐 가혹하다고 할 만한 고통을 준다. 치매환자 가족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다. 가족 중 치매 환자가 발생하면 보호자의 27%가 직장을 퇴사하고, 51%가 노동 시간을 축소한다. 이는 대한치매학회가 몇 년 전 실시한 조사 내용이다.
환자의 가족 가운데 최소 한명은 환자 보호에 전념해야 한다. 자기 생활은 없다. 지난해 4월 서울 강동구에서 90대 치매 환자와 6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비극 역시 치매가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7년 9월 ‘치매 의료비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을 골자로 하는 ‘치매국가책임제’를 공식화한 뒤 치매관리 인프라를 구축했다. 전국 252개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하고, 치매 조기진단·예방, 상담·사례관리, 의료지원 등 종합적인 치매 환자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서 치매 관리 체계 구축 관련 예산이 삭감됐고 전국의 치매안심센터의 운영비 역시 줄었다.
반면 경기도는 치매 예방부터 진단, 가족돌봄까지 치매안심센터를 통한 원스톱 지원을 하고 있다. 도는 현재 1개 광역치매센터와 46개 치매안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는 800명이 넘는 종사자들이 치매관리를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도민 누구나 무료로 치매검사를 받을 수 있다. 치매환자 및 가족은 치매치료관리비를 지원받고, 치매환자쉼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환자 돌봄에 필요한 기저귀 등을 지원받는다. 이밖에 치매환자 가족교실, 힐링프로그램 등 맞춤형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관련기사: 수원일보 6일자, ‘치매환자 100만 시대…경기도 치매안심센터에서 예방부터 가족돌봄까지’)
가족의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 10일 이내 입원이나 돌봄에 대한 비용도 최대 30만원 지원하는 ‘치매가족돌봄 안심휴가’, ‘치매 감별검사 비용(최대 11만원) 지원에 대한 소득제한 폐지’, ‘치매치료비(연 36만원) 지원 소득기준 중위소득 120%이하에서 140% 이하로 확대’ 등도 주목할 만한 정책이다. 치매환자가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그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경기도의 정책에 박수를 보낸다.
차기 정부에서는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 나와 가족, 친척이나 이웃 누군가는 치매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