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25 수원연극축제’, 그런데 ‘수원연극’이 없다?

이번 주말인 17~18일 권선구 경기상상캠퍼스(옛 서울대 농대)에서 ‘숲속의 파티-2025 수원연극축제’가 열린다. 온 나라가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 분위기에 휩싸여 있는 지금, 숲속에서 열리는 연극 잔치에 동참해 뜨거운 정치 열기를 잠시나마 식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수원연극제는 1996년 수원화성 축성 200주년을 기념해 ‘수원화성 국제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성열이 이끌던 수원지역 대표 연극단체 ‘극단 성’이 시작했다. 수원화성 화서문에서 열린 제1회 ‘수원화성 국제연극제’는 적은 예산에 국제행사 경험마저 없었으나 성황을 이루며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중국 길림성 경극단, 미국 오하마매직시어터, 일본 신주쿠양산박, 러시아 유고자빠제 등 외국 참가자들이 화성을 배경으로 펼치는 수준 높은 작품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이후 수원천 화홍문, 연무대, 만석공원, 행궁광장 등에서 열렸다. 경기상상캠퍼스로 장소를 옮기면서 ‘숲 속의 파티-수원연극축제’로 이름도 바뀌었다. 관객도 급증했다.

올해 열리는 수원연극축제엔 국내외 공연단의 17개 작품이 공연된다. (관련기사 : 수원일보 13일자, ‘숲 속의 파티는 시작됐다, 수원연극축제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메인 공연은 창작 불꽃극 전문 단체인 예술불꽃화랑의 ‘불의 정원’이다. 불꽃을 이용한 기술이 총망라돼 밤하늘을 수놓으며 불꽃이 가진 속도감과 폭발력으로 관객을 매료시킬 것이라는 게 수원시 관계자의 귀띔이다.

시민이 배우가 되는 참여형 연극도 체험할 수 있다. 프랑스 초청작 ‘너를 안고’와 국내 공모작 ‘비버마을’이 그것이다. 관객이자 시민들이 거리극의 배우로 참여, 연극을 경험하며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올해에도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부담 없이 즐기며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서커스 작품들이 많다. 산소통이 필요한 예술가와 동료가 2미터의 거리를 유지하는 과정을 서커스로 표현한 벨기에의 ‘2미터 안에서’와 이탈리아와 과테말라 출신의 예술가들이 자전거를 오브제로 활용하는 공연인 '우리가 하나 되는 시간’도 재미와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경기상상캠퍼스 숲속 곳곳이 무대로 사용된다. 거리극, 서커스, 거리무용, 음악극, 전통연희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잇따라 펼쳐진다.

뿐만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다양한 먹을거리도 마련돼 그야말로 ‘숲 속의 파티’가 펼쳐진다. ‘숲 속 예술 놀이터’는 어린이들이 예술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닭강정, 초밥, 햄버거, 와플, 추로스, 소시지, 감자튀김, 아이스크림 등 음식물도 판매한다. 지역 단체들의 지역 상생 먹거리 부스도 잔치 분위기를 더욱 돋울 것이다.

주최 측은 “올해 수원연극축제는 자원활동가와 시민 공연자 등 시민의 참여를 강화해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밝힌다. 기대가 크다.

그런데 허전하다. 지역 연극인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수원연극축제’란 이름으로 치러지는 행사에, 더구나 ‘연극’을 표방하는 연극제에 언제부터인지 수원연극인들이 없는 것이다. 주최 측과 수원연극인 모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