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298)] '노쇼' 눈물

정준성 주필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중 78.3%가 최근 1년간 노쇼를 경험했다는 보고가 있다.  

영세 소상공인 4대 피해 중 하나로 꼽으며 천문학적 손실 피해액도 추산했다.  

음식점 미용실 등 5대 서비스 업종에서만 노쇼로 인한 매출 손실이 연 4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원, 철도, 도서관, 관광지 할 것 없이 끝없이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물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피해 추산액을 따지면 가늠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요즘 일상에서 자주 거론되는 '예약부도' 일명 노쇼(No-Show)라는 말은 1950~60년대 미국 항공산업에서 유래했다. 

원래는 항공권을 예약하고도 정작 탑승하지 않은 승객을 지칭하는 전문 용어였다. 

그리고 이행은 필수였다. 

서구사회에서 예약은 곧 계약이라는 인식이 될 정도로 돼있어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예약만 해두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는 법적인 책임을 감수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무례로 여겨진다. 

타인의 시간과 자원을 침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반복되면 이용 정지나 벌금 부과 등 사회개념상 퇴출이 원칙이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아직 예약을 단순한 의향 표명 정도로 여기는 인식이 남아 있어 '대수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예약을 했지만 안 가면 그만’이라는 생각, 특히 익명성이 강한 온라인 예약 시스템에선 더욱 그렇다. 

반면, '연못에 무심코 던진 돌....' 의 피해처럼 당하는 업자에게는 큰 상처로 돌아온다.

요즘처럼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시기엔 더 하다. 

단비같은 단체 예약의 노쇼는 재료 준비와 청소에 쏟은 시간과 비용은 물론 기대했던 수익까지 날려야 한다. 

하지만 더욱 슬픈 일은 노쇼로 인한 피해에 마땅한 구제 수단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다 얼마전 대선을 앞두고 후보 캠프나 공공기관을 사칭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고 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정당 로고가 적힌 허위 명함과 공문, 선결제 유도라는 사기수법도 동원되며 진화했다.

노쇼는 더 이상 사소한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릴 수 있어서다. 

6.3 대선일이 얼마남지 않았다. 

우리의 삶을 책임질 후보들의 공약중 '노쇼'를 당할 소지는 없는지 면밀히 살피는 노력도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