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광교칼럼] ‘화성행궁광장 지하주차장’ 정말 필요한가?

김우영 논설실장 / 시인
화성행궁. (사진=이용창 화성연구회 이사)
화성행궁. (사진=이용창 화성연구회 이사)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지난 3일 실시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728만7513표(49.42%)를 획득, 1439만5639표(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큰 차이로 누르고 당선돼 4일부터 대통령의 업무를 시작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지금 기대와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은 누구를 지지했던 간에 이재명 대통령이 이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어가길 바란다.

이번 대선 기간 중 많은 현수막들이 거리를 장식했다.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내용도 적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공약들도 있어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수원 화성행궁 광장 앞 큰 길 가에도 이런 현수막이 걸렸다.

21대 대통령 선거 때 화성행궁 광장 맞은편 도로변에 내걸렸던 화성행궁 지하주차장 공약 현수막. (사진=김우영)
21대 대통령 선거 때 화성행궁 광장 맞은편 도로변에 내걸렸던 화성행궁 지하주차장 공약 현수막. (사진=김우영)

이재명·김문수 후보 모두 화성행궁 광장에 지하주차장을 개설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화성행궁광장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정치인은 두 사람만이 아니었다. 국회의원 선거 때도 지방선거 때도 단골로 나온 공약이었다.

지난 2022년 실시된 수원시장 선거에서 이재준 후보는 성안 주차난 해결을 위해 화성행궁 광장에 지하주차장을 개설하겠다는 내용의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총선 때는 김영진 국회의원 후보와 방문규 후보 모두 증가하는 관광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행궁광장에 지하주차장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수원특례시도 지난 2013년 화성행궁 앞 광장 지하 개발 계획을 검토한 바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에 어울리는 역사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팔달구 신풍동 258-1번지 일원 1만7635㎡ 화성행궁광장 일원에 대한 기본구상(안) 수립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까지 행궁광장 지하주차장 계획은 진행되지 않았다.

지금 수원에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주말이면 시내 주차공간은 항상 만차 상태이고 도로도 주차장처럼 혼잡스럽기 이를 데 없다.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주차난 해결을 위한 조치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행궁광장 지하에 주차장 만든다고 해서 성안 주차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단안(單眼)적인 주장이다. 오히려 더 많은 차량들이 성안으로 몰려들어 혼잡이 더 심해질 것이다.

실제로 오래 전 수원천 팔달문 시장 구간 일부를 복개해 도로와 주차장을 만든 적이 있지만 교통체증은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복개도로는 철거됐고 지금은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돼 시민들의 휴식처가 됐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은가 보다.

수원환경운동연합, 수원여성회, 천주교 수원교구생태환경위원회 등 수원지역 1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수원기후행동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가 지난달 21일 대통령선거 수원 지역 공약인 ‘화성행궁 앞 대형 지하 공영주차장 조성 지원’을 철회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네트워크는 ‘화성행궁 앞 대형 지하 공영주차장 조성 지원’ 공약이 지역의 논의와 분위기를 무시한 폭력적 공약이라고 비난하면서 심지어 행궁동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자치회에서도 주차 문제를 주차장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대중교통과의 연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수원시에 요구한 바 있다. 수원시도 이러한 요구에 응답, ‘제3차 수원시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 등에 팔달문-장안문 구간을 첫 번째로 점점 확대하는 대중교통전용지구 도입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네트워크는 “선거철마다 주차장 조성을 꺼내와 시민들을 우롱하는” 정치인들의 사과도 요구했다.

“어떤 나라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재의 땅을 파헤쳐 주차장을 조성하지 않는다” “수원시민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마저도 무시하는 공약을 내세웠다”는 이들의 주장에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