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집중호우, 진보하는 기상청의 대응체계
‘극단적인’, ‘관측 이래 최대’, ‘기록적인’, ‘물 폭탄’…. 요즘 뉴스에서 흔히 들려오는 표현이다. 날씨를 표현하는 수식어가 나날이 과격해지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날씨가 점점 심상치 않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지난 여름 파주에는 마치 하늘이 쏟아지는 듯한 폭우가 내렸다. 새벽부터 거센 빗줄기가 이어지더니, 어느새 도로가 물바다로 변했고 차들은 멈춰 섰다. 지하철 운행도 중단되면서 출근길 혼란은 물론이고, 주택이 침수되고 산사태로 토사가 유출되며 곳곳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하루 동안 내린 비는 385.7mm로 파주 관측 이래 일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비였다.
같은 날 서울에도 강한 비가 집중되었지만, 강수량은 같은 시간대에도 지역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노원과 성북 지역은 하루 동안 130mm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했고, 강서와 강동 지역에도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반면 강남과 서초는 20.5mm, 송파는 26mm에 그쳤다. 이처럼 서울과 같이 넓고 복잡한 도시일수록 국지성 호우의 차이가 더욱 두드러지며 피해 양상도 예측하기 어렵다.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집중호우는 좁은 지역에 갑작스럽게 많이 내리는 비인 만큼 지역별 편차가 크고, 피해도 순식간에 발생한다. 특히 도시에서는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더 큰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 최근에는 이 집중호우가 더 자주, 더 강하게 찾아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해 공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품을 수 있게 되면 한 번에 내리는 비의 양이 많아질 수 있는데, 실제로 수도권 지역에 시간당 50mm 이상 비가 내리는 강한 호우는 1970년대에는 연평균 12회 발생했지만 2010년대에는 21회로 늘어났다. 75%나 증가한 수치다.
집중호우가 국민의 일상으로 깊숙이 들어옴에 따라, 기상청도 호우 대응체계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2018년부터 호우특보 기준을 12시간 및 3시간 강수량으로 조정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더 짧은 시간인 1시간 및 3시간 강수량이 일정 기준을 동시에 충족할 시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짧은 시간 동안 내리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 해당 지역 주민들이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매우 많은 비가 내린다”라는 예보가 있을 때, 우리는 대부분 “괜찮겠지. 별일 있겠어?” 하면서 쉽게 넘겨버리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불안감이 남아있다. 이때 기상청에서 보내는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집중호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안전을 일깨우는 중요한 신호가 된다. 구체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위험한 상황임을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 시끄럽고 귀찮게 느껴지더라도 알림이 울린다면 그 즉시 나와 주변의 안전을 살피기를 바란다. 기상청은 이번 여름에도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며 알림을 띄우고 경고를 보낼 것이다. 순간의 알림이 집중호우로부터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가치 있는 울림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