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307)] 양우산(陽雨傘)

정준성 주필

 

가마솥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 햇빛 차단용 양산(陽傘)을 들고 다니는 남녀노소를 쉽게 볼 수 있다. 

그 동안 여성들의 전유물로 인식된 사회적 통념이 변한 탓이다. 

이런 인식은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애초 '양산'에 대한 설명을 '주로 여성들이 볕을 가리기 위하여 쓰는 우산 모양의 큰 물건'으로 정의했다. 

하지만 2021년 뜻풀이에서 '주로 여성들이'라는 부분을 삭제했다. 

여성들만 양산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양산의 탄생과 변천사는 흥미롭다. 

최초 사용은 기원전 3000년전 이집트에서로 알려지고 있다.

파라오들이 천과 짐승의 털 등으로 양산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어서다. 

당시 용도는 태양빛을 피하기보다는 '군주의 위엄'성격이 더 컸다. 

그런가 하면 4000년전 처음 사용했다는 중국의 우산(雨傘)이 원조라는 설도 있다. 

중국 주(周)나라 시절 도편수였던 노반(魯班)이 우산, 즉 이동식 비막이 도구를 만들었는데 양산은 여기서 진화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에는 왕과 귀족이 기름먹인 종이로 양산을 만들어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아무튼 양산과 우산의 혼합형태인 '양우산'이 유행하기 시작한것은 16세기 무렵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처음엔 유럽 귀족 여성이 주된 소비층이었는데 이후 남성들도 선호, 전 세계로 퍼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엔 개화기 때 양장과 함께 들어왔다. 

외교관 부인들이 주인공 이었다. 이후 상류층으로 전파돼 양장에 구색을 맞추기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 

영친왕의 모후인 엄귀비가 양장을 하고 흰 장갑을 낀 손에 양산을 든 사진이 이를 증명한다. 

세월이 흘러 이제 양산은 여름 남녀노소 불문하고 필수 휴대품이 됐다.  

'햇빛가리개' 양산은 체감온도를 최대 8도나 내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자외선 차단, 피부 건강 탈모 예방에도 효과적이며, 자외선 차단 효과는 모자보다 3배 높다. 

일본은 이런 유용성을 일찍 간파, 여름철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남성 양산 쓰기 운동’이 한창이다. 

양산 보급 활동에 나서고 있는 지자체도 부지기수다. 

남성들의 양산 소비가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도 이렇게 될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