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308)] 복(伏)과 절기의 굴욕
‘개나 소나 콘서트’ 삼복(三伏)을 즈음해 경북 청도에거 열렸던 콘서트 이름이다.
조금은 '유머러스'한 뉘앙스가 풍기는 것처럼 오래전 모 개그맨이 귀향해 시작 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단됐다. 당시 초 중 말복을 전후 열렸던 이 콘서트에 전국에서 1만명씩 몰렸다고 하니 꽤나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복달임으로 희생당한 무수한 동물들의 영혼을 달래 주는 음악회라는 톡특한 주제 덕분이다.
반려견의 주인들과 유명한 청도 싸움소의 주인들을 함께 초청돼 더욱 그랬다.
덕분에 복(伏)날 죽은 동물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콘서트가 진짜 '개나소나 콘서트'로 바뀌어 재미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더운 여름의 상징, 초복과 중복을 지나 말복까지, 그 복날 시리즈가 오늘 끝난다.
세월도 함께 가면서 시간은 어느덧 여름의 끝자락으로 치닫고 있지만 더위는 기세가 더 한창이다.
삼복의 ‘엎드릴 복(伏)’자는 너무 더워, 사람(人)이 개(犬)처럼 엎드려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 인가?.
서양에도 우리나라의 복(伏) 같은 가장 더운 날을 지칭하는 날이 있다.
‘개의 날(Dog Days)’이 그것이다. 시리우스라는 별은 태양보다 23배 정도 더 밝은 별이다.
태양보다 약간 크고 온도도 상당히 높다. 이 별의 이름은 큰개자리에 속하는 별이어서 영어로 Dog Star라 부른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별과 태양이 동쪽 하늘에서 나란히 떠오를 때를 한 해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 시기가 가장 더운 때이며 태양과 밝은 별이 함께 뜨기 때문에 더워지는 것이라고 여겼다.
고대 로마인들은 이런 시기를 ‘개의 날’(dog days)이라는 표현했다.
동서양 모두 가장 더운 날이 개(犬)와 관련이 있어 흥미롭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복을 제압하기 위해 다양한 음식들을 동원했다.
굳이 거명 안해도 차고 넘친다.
그리고 섭생하며 서기제복(暑氣制伏), 즉 “여름의 더운 기운(暑氣)을 제압, 굴복(制伏)시켰다”며 나름의 위안을 삼았다.
말복 이후엔 어김없이 여름은 가고 가을이 오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하지만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를 지나도 늦 더위는 기승을 부린다는 예보다.
지구 온난화로 얽혀 버린 절기의 굴욕이 실감나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