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와 말복도 지나고 더위가 그쳐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23일)가 다가오지만 폭염은 여전하다. 기후위기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5월 15일부터 8월19일까지 경기도내 누적 온열질환자는 854명이다. 이는 전년(580명)대비 47%나 급증한 것이다. 도내 파주, 이천, 성남, 화성 등지에서는 50대에서 80대까지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급증한 것은 기후위기가 그만큼 심각해지고 있다는 증표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부터 ‘폭염 대응 근무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국민들은 많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도내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폭염 대응 제도를 아는 응답자는 52%에 지나지 않았다.
각 지방정부에서는 폭염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는 합동전담팀을 운영하며 무더위쉼터 8500여 곳을 비롯, 이동노동자쉼터, 소방서 쉼터를 가동하고 있다. 양산 대여소도 운영 중이다. 살수차를 투입해 도내 주요 구간에 물을 살포하고, 방문건강관리와 돌봄서비스를 통해 취약노인 3만여 명의 안전을 확인하는 등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경기도의 기후정책은 ‘경기 기후보험’이다. 기후보험은 폭염·한파 등 기후로 인해 온열·한랭질환 등 피해를 본 도민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하며 별도 가입 절차도 필요하지 않다. 온열질환·한랭질환 진단비(연 1회 10만원), 특정 감염병 진단비(사고당 10만원), 기상특보 관련 4주 이상 상해 시 사고위로금(사고당 30만원), 취약계층 의료기관 방문 교통비(하루 2만원) 등을 지원한다.
지난 4월 11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경기도 기후보험 지급건수는 현재 2358건이나 됐다. 최근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신청 건수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도는 전체 지급 건수의 82%인 1945건이 기후취약계층이어서 기후에 따른 건강 불평등 완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관련기사: 수원일보 20일자, ‘전국 최초 도입 경기기후보험, 도민 건강안전망 역할 톡톡히’)
가평군에서 수해 복구 작업을 하다가 골절상을 당한 도민이 기후재해 사고위로금으로 30만원을 받았으며, 경기도가 아닌 지역에서 야외 작업을 하던 도민도 온열질환 진단비를 지원받았다. 경기기후보험이 도민 건강안전망이 돼주고 있는 것이다. 시·군 역시 경기기후보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기후에 따른 건강 불평등 완화에도 기여한다는 이 제도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