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성 여민동락(312)] 담배

정준성 주필

세계보건기구(WHO)총회에서 담배규제 협약이 채택된 것은 2003년 5월이다.

당시 192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지금 시행하고 있는 '담뱃갑 경고그림'의 출발이다.

협약내용 중 우선 시행요건이었기 때문이다.

협약엔 이외에도 '모든 담배 광고, 판촉, 후원 전면 금지' '담배 자판기에 미성년자의 접근 금지' 등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즉시 시행한 국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세계 최대 담배 생산국인 미국조차 2012년에 가서야 경고표시를 의무화한다고 발표했을 정도다.

그리고 미국 정부가 25년 만에 담배 포장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4년 늦은 2016년 12월에야 시작했다.

현재 궐련 10종, 전자담배 2종 등 총 12종의 경고그림이 게재된다.

암이 걸린 폐나 뇌 사진 등이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경고그림은 2년마다 내용이 교체된다.

기존 경고그림과 경고문구에 대한 익숙함을 막고 경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간접흠연의 위험성과 수명 단축 등 조기 사망에 경고라는 주제는 변치 않는다. 

답뱃갑 경고그림 및 경고문구를 통해 담배 유해성 정보가 국민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여전히 성인 흡연율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2023년 성인 흡연율은 2022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담뱃갑의 경고 문구나 사진을 보고 흡연자가 경각심을 가져 실제로 금연에 성공했다는 사례가 명확하게 나온 경우는 아직 없다. 

정부도 이와 관련해 뚜렷한 수치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담뱃갑 경고 문구의 방향성과 효과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는 것도 이같은 연유다.

그런 가운데 "담배 속 화학물질, 면역세포와 결합해 췌장암 위험 높인다"는 사실이 실증됐다. 

최근 외신은 미국 미시간대 로겔 암센터 티머시 프랭클 교수팀이 실험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췌장암 가족력·췌장 염증질환 있으면 반드시 금연해야"한다고 경고했다.

흡연은 대표적 악성 종양인 췌장암의 위험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흡연량이 많을수록 위험이 더 커진다.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미쳐 췌장암 환자 중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흡연량에 비례해 전체 사망 위험이 더 높다.

그럼에도 실증해 보이지 못했는데 이번 그 메카니즘을 최초로 밝혀냈다고 해서 관심이 크다. 

췌장암 위해성이 '담뱃갑 경고그림'에 곧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