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화성연구회 월례회가 끝나고 뒤풀이를 위해 통닭거리로 몰려갔다. 늘 다니는 집인데 주인장이 반색을 하면서 내 옷소매를 끌고 나간다.
밖에 야장을 차려놓았는데 어떠냐는 것이다.
평소에도 주인장과는 지역과 관련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곤 한다.
올해 통닭거리축제를 앞두고 시범적으로 ‘야장’을 열었는데 평가를 해달라는 것이다.
통닭집 앞에는 평소 내가 주장해 온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수원천 쪽 뒷문으로 입장한 탓에 이 광경을 보지 못했다.
야외테이블에 앉아 통닭에 맥주를 즐기는 시민들은 이어지는 버스킹 공연에 흥겨워했다.
야장은 야외 테이블 영업을 뜻한다. 주점이나 음식점이 야외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하는 영업 형태를 야장이라고 한다. 야외에 차린다고 해서 야장(野場)이라고 쓰기도 하고, 주로 밤에 영업을 해 야장(夜場)이라고 쓰기도 한단다.
지난 19~20일 수원 통닭거리 일원에 열린 ‘2025 수원 통닭거리 축제’에서도 야장이 등장했다. 통닭집들은 물론 인근 횟집, 전집, 고기구이 집들도 밖에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손님을 받았다.
이로 인해 올해 통닭거리축제는 한층 더 잔칫집 같은 분위기가 됐다.
첫날엔 비가 와서 행궁광장 공연장에 관객이 덜 오긴 했지만 둘째 날은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는 인파로 공연장과 통닭거리가 붐볐다.
63살이라곤 믿기 어려운 가수 김장훈의 열정적인 무대가 끝나고 통닭거리로 몰려든 인파는 집집마다 장사진을 이루었다.
나도 벗들과 한잔하고 싶었지만 외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에게 양보하자고 마음먹고 곱게 집으로 갔다.
행궁문화거리상인회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19일 저녁 행궁광장 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으로 시작됐다.
지난해엔 통닭거리에서 했으나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행궁광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안전사고 위험 때문이었다. 대신 야장이 추가된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올해 축제는 야장이 있어 더욱 흥겨웠다.
이 야장을 정례화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금·토·일 오후를 차 없는 거리로 정해 도로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야장을 펼친다면 또 하나의 수원관광명소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특히 입소문을 탄다면 국내외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 될 것이고 이는 수원시가 간절히 바라는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춘천의 후평 여울야시장이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열린다. 춘천의 대표적인 음식 닭갈비부터 곱창볶음, 떡볶이, 가리비치즈구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관광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춘천시 풍물시장 중앙광장에는 매주 금·토·일 밤에 열리는 꼬꼬 야시장도 있다. 주요 메뉴는 후평야시장과 비슷하다.
이들 야시장은 빈 테이블을 찾을 수 없을 만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서울시의 대표적인 야장은 종로3가다. 2010년 무렵부터 조성됐는데 올해부터 불법 야장과 포차를 합법화했다.
야장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통행 방해’ ‘쓰레기문제’ ‘소음’ 등 주민불만과 민원을 해결해야 한다.
춘천시의 경우 통행로를 확보하고 쓰레기통과 분리 인력을 배치해 민원을 해소하고 있다.
서울시는 도로 점용료와 옥외 영업 신고를 의무화했다.
수원시도 이에 대비해 운영한다면 안전하고 낭만있는 야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닭거리는 관광특구로도 지정된 만큼 무작정 단속만 할 게 아니라 야장을 합법화해서 관리를 잘 한다면 지역상권 활성화는 물론, 인근가게들과의 상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야장 정례화, 수원시가 긍정적으로 고민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