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준 의원, “2000일 이상 방치 장기미제 10건 모두 헌법소원사건"

2015년 746건... 2024년 1401건으로 증가..."민감하면 눈 닫는 헌재의 선별적 심리”"국민 권리구제 위해 세워진 헌법재판소...처리기간 단축 위한 인적.제도적 정비 필요한 때"
송석준 국회의원. (사진=송석준 의원실)
송석준 국회의원. (사진=송석준 의원실)

[수원일보=이재호 기자] 헌법재판소에서 2000일동안 방치되고 있는 국민 제기 장기미제 사건이 10건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헌법재판소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천시)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5~2024년) 미제사건 수는 2배 가까이 늘었다.

2015년 746건이었던 미제사건이 2024년에는 1401건으로 증가했다. 

헌법재판소는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권한쟁의심판 뿐만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면 제기할 수 있는 헌법소원도 담당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러한 헌법소원 사건 중 미제사건이 전체 미제사건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작년 기준 전체 미제사건 1401건 중 헌법소원 사건은 1333건으로 95.1%에 달하며, 기본권 보호가 사명인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권리구제에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최장기 미제 사건들의 성격들이다. 

27일 기준으로 2418일 동안 잠자고 있는 국민의 생명권과 관련된 사형제 헌법소원 사건은 이미 1996년 11월과 2010년 2월에 두 차례에 걸쳐서 합헌 결정이 났던 사안이지만 선례변경의 필요성 등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유로 6년 6개월 동안 결정을 미루고 있다.

두 번째로 오래된 장기 미제사건도 접수된 지 2283일이 경과한 사건이다.

역시 환자의 생명권과 직결된 것으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 중단결정 이행의무('연명의료결정법'제19조)에 대해 위헌확인을 구하는 사건으로 헌법재판소가 차일피일 결정을 미루는 탓에 의료현장의 혼란과 고통은 환자와 의료인들의 몫이다.

이밖에 업역 간 다툼에 대해서는 유난히 결정에 소극적이다. 

2019년 철도노조 파업 당시 국토부장관과 국방부장관이 군 인력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한 것을 두고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단체행동권이 침해당했다며 제기한 헌법소원도 2100일을 넘게 결정을 미루고 있다. 

2019년 12월 청구가 접수된 이래 작년 6월까지 무려 5년 동안 당사자들의 참고자료와 의견서만 받고 있는 실정이다. 

변호사의 변리사회 강제가입의무(변리사법 제11조)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변호사와 변리사 간의 업역 간 분쟁도 이미 2008년 7월과 2017년 12월에 합헌결정이 났지만 선례변경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2020년 1월 접수 이후 2088일째 결정을 미루고 있지만, 작년 연말까지 당사자들의 의견서와 갈등관계에 놓인 변호사회와 변리사회의 사실조회만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도 판단을 회피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패스트트랙 관련 검사의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더불어민주당과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제기한 2020년 3월 각각 헌법소원도 2000일을 넘게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패스트트랙 관련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지만, 법원의 재판을 이유로 헌법재판을 정지하는 규정은 탄핵심판만 있고, 헌법소원에는 그런 규정이 없다.

한편 헌법재판소의 거북이 심사는 헌법소원 사건만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전체 사건 처리기간은 205.1일이나 늘었는데, 위헌법률심판 사건의 처리기간은 무려 379.4일이나 늘었고, 탄핵심판도 169일이 증가했다. 

권한쟁의심판만 2015년 1301.5일에서 2024년 595일로 줄었지만 권한쟁의심판 접수가 지난 10년간 한 해 평균 14.4건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처리기간 1년 6개월도 신속처리라 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석준 의원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국민의 권리구제를 위해 세워진 헌법재판소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 뒤돌아보고 처리기간 단축을 위한 인적.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