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서도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가 발견돼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영통구의 한 공동주택단지에서 지난 9월 초에 고사한 소나무 조경수를 정밀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나무는 올해 8월 초중순부터 잎이 갈색으로 변했고, 한 달도 안 돼 고사했다고 한다. 이에 시는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에 감염 의심목 검사를 의뢰했고, 소나무재선충 검출 판정을 받았다. 추가로 국립산림과학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고 역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원시와 산림청은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림청은 9월 30일 영흥수목원 가든교육장에서 ‘소나무재선충병 긴급 중앙방제대책회의’를 열고, 방제대책을 협의했다. 시는 같은 날부터 ‘수원시 산림병해충 방제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감염목이 발견된 지역 인근에는 광교중앙공원과 광교산이 밀접해 있어 주변 반경 5㎞ 이내의 산림, 공원, 녹지 등을 정밀조사 한다. 감염이 의심되는 나무를 발견하면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소나무 재선충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릴 정도로 소나무류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기생성 선충이다. 감염되면 2~3개월 내에 시들면서 100% 고사한다. 치료도 불가능하다. 소나무재선충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경상남·북도, 제주도 등을 거쳐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산림청의 ‘최근 5년(2021~2025년) 간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 분석 결과, 지난 2021년 30만 7919그루에서 2022년 37만 8079 그루, 2023년 106만 5967 그루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89만 9017 그루로 잠시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148만 6338 그루로 급증했다. 경기도에서는 양평과 과천, 안산, 가평 등 21개 시군에서 발생했다. 그리고 마침내 수원에서도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당국의 초기 대응이 안일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과 녹색연합 등은 오래 전부터 소나무재선충병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당국의 대책을 촉구했다. 정부도 최근 5년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4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다. 지난 20년간 총 1조 5000억 정도의 예산이 사용됐다.
그럼에도 지난해 봄 영남지방에서는 방제가 불가능 정도로 확산돼 큰 피해를 입었다. 거기에 산불피해까지 더해져 산림은 황폐화됐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숲에 사는 다른 생명체에 피해를 입히지 않는 친환경적인 방제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